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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주인은 사라졌지만, 기억은 바다를 건너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아름다워 더 서글픈, 불안한 미소와 함께 바라보는 풍경.
아무도 없는 공원, 어디서 무리지어 날아왔는지 비둘기 떼가 모여 있다. 날지도 않을 거면서 날개를 푸드득거리며 종종걸음으로 길을 활보하고 있다.
우리와 우리의 삶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를 목도한 순간. 비워내는 법과 겸손을 함께 배워가는 자리.
배를 타면 바다와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함께 흔들리면서 가까워졌다고 착각하게 된다.
꼬리를 늘이고 선 모습이 퍽 고고하다. 그 앞을 스쳐 지나도 될지, 장난스레 말을 건네 본다.
거울과 거울 바깥의 세상을 상상해 본다. 물빛이 하늘빛에 스며들고 있다.
사자의 형상을 한 조각이 입을 크게 벌리고 섰지만 어째서인지 송곳니가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오갔을까. 풍경에 쌓인 생각들에 돌연 고요해지는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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