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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과 거울 바깥의 세상을 상상해 본다. 물빛이 하늘빛에 스며들고 있다.
기억의 단편들을 잘라내어 완성한 모자이크. 웃음보다 선명한, 감출 수 없는 아련함.
파도 소리를 듣고 자랐기 때문일까, 파도 따라 넘실대고 싶기 때문일까. 파도처럼 굽이치는 가지 끝에 바다를 닮은 초록이 피었다.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지금 평화롭지 않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인간의 무도함이 남긴 흔적이 기억되지 않을 때 평화를 이야기한다.
기억에 가득 배어 있는 냄새, 그 온기. 코를 가까이 해 보지 않아도 향긋함을 안다.
작은 터 안에 알차게 채워진 배려들. 걷는 동안 자꾸만 고맙고 또 고맙다.
얹혀진 돌의 무게 만큼 흘러간 세월이 땅을 짓누른다. 또 한 번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침묵이 이곳을 짓누른다.
겨울에 이곳을 걷는 것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풍경에 여름을 상상하는 마음이 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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