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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수록 멀어지는 이름을 가진 담장.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목소리 또한 먼 길을 돌아 내 귓가에 닿게 될까.
이름만큼 푸르게 시린 산의 한 자락. 어디에서 오는지, 또 얼마나 깊은지.
이름을 붙이는 일, 그 하나로 이렇게나 특별해지는 길. 괜스레 우연히 마주친 풀꽃 한 송이에 이름을 붙여 본다.
이곳을 걷고 있으면 어디선가 우당탕탕,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온다. 영원한 앙숙이자 친구인 그들이 지치지도 않고 골목을 누비고 있다.
허물지 못하는 것들이 있음을 안다. 그 자리에서 가만히 낡아가고 있기에 더욱 특별한, 오래된 담장
충혼을 기리기 위한 탑 꼭대기에 반사되는 햇빛이 눈부시다. 그 끝에서 빛나는 건 정녕 충혼인가.
열리는 일을 가벼이 생각하는 일의 위험. 조심스레 두드리고 당기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이 언제일까.
배를 타면 바다와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함께 흔들리면서 가까워졌다고 착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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