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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뭘까. 항상 그런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다리를 건넌다.
영원히 슬픈 말을 새기고 있을 바위들이 나란히 늘어섰다.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언제나 잊고 있는 풍경, 그러나 영영 잊을 수 없을 풍경.
성벽을 유지하고 있는 돌 하나하나가 처음부터 저리 둥글진 않았을 터. 누군가의 각오가 없었다면 이곳을 지킬 수 있었을까.
오랜 전쟁 끝에 이곳을 차지한 건 무성한 풀과 바람뿐. 과거의 치열했던 흔적만 남아 전략의 요충이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네.
늘어선 장승의 모습이 누군가와 참 많이 닮았다. 장승들의 시선의 끝에는 무엇이 닿아있는 걸까.
한 평생 땅에서 나고 자라 겨우 그곳을 떠난다 싶었는데 마른 몸 한 데 엮여 다시 한 번 땅에 딛기를 기다리고 있다.
인쇄골목에 들어서면 구수한 종이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막 뽑혀 따끈따끈한 종이 위에 먹먹한 잉크 냄새 물씬 풍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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