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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스레 피어난 풍경들 속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그 웃음을 새긴 벽 앞에서 절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한 걸음씩 오르는 가을 길. 바닥에 뒹구는 빛깔들과 함께 데굴데굴 구르는 마음.
결코 낡지 않을 것 같은 모양새가 오히려 서글프다. 꼬리를 뭉텅 잘라내고 안전선 안에 서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공기 중 결정이 얼어붙을 때, 쌓이기 시작한다. 이 자리에 선 나를 제외하고 조용히 덮여 간다.
영글어가는 계절, 알지 못하는 빛깔로 움터오른 것이 있었다. 손을 대지 못하고 그저, 들여다 본다.
빛깔 맑은 것들이 맑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빈 벽이 물든 듯 일렁거리고 있다.
유리 너머로 들여다본다는 것, 유리 안에 들어있다는 것. 모두의 시선이 번갈아 교차하는 곳.
모양새는 달라도 뿌리가 같은 이들. 굳게 다문 입들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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