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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와 함께 묻힌 것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죽은 것들. 본래의 의미를 잃고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은 것들.
비석 주위에 쳐진 단단한 경계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봐주기를 원하지만 다가오기는 바라지 않는 듯.
돌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나를 새긴다. 곧 썩어 없어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쌓일 수 있는 곳에 나를 내려둔다.
버스를 기다리러 갔다가 반사적으로 다리가 움찔거렸다. 이곳에서 기다리면 버스가 오려나.
갑작스레, 라는 말이 새삼스러운 화려함.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아쉬운 일이다.
만 년의 세월, 이곳에 잠들다. 타임머신을 믿은 적이 있다면 당신의 상상력을 모두 발휘해 볼 때가 왔다.
멈춤, 이라는 글자는 바래지 않고 여전히 그곳에서 외친다. 아무도 멈추지 않는 그곳에서 계속.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발자국과 바퀴자국이 어지러이 섞였다. 이미 너무나 많은 흔적들이 겹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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