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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 그린 어울림 마을

    빛 그린 어울림 마을

    지역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빛 그린 어울림 마을

    • 프롤로그
    • 1.개미처럼 올라야 만나는 마을
    • 2.성곽을 닮은 달동네
    • 3.복고의 멋
    • 4.어렵던 시절
    • 5.빛 그린 어울림 마을
    • 6.이젠 소문난 서울 출사명소
    • 7.개미마을 개미일꾼들
    • 8.이런 동네, 서울에서 본 적 있어?
    • 에필로그

    빛 그린 어울림 마을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

    인왕산 입구 홍제동 어귀에는 ‘개미마을’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습니다. 약 1,000만 관객을 울린 영화 ‘7번방의 선물’ 속 주인공인 6살 지능의 사내 용구가 어린 딸과 오순도순 살던 산동네를 떠올리면 마을이 조금 쉽게 그려집니다. 실제 이 마을은 서울의 몇 남지 않은 산동네이자 달동네입니다. 부녀의 소꿉장난 같은 살림살이가 행복했던 그 풍경에 발을 디뎌봅니다. 그새 칠이 많이 벗겨진 꽃그림, 나무그림의 벽화는 수년이 지나고 보니 외려 아련한 맛도 있습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개미마을에서 소담한 멋을 간직하고 돌아오라!

    개미마을까지 가는 얼개는 간단하지만 쉬운 길도 아니다. 골목이 미로처럼 얼기설기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파른 계단을 쉼 없이 오른다. 이 ‘고생길’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젊은이가 그 정도 혈기로 힘들다 소리는, 쯧쯧~. 우리 노인들은 몇 번이나 다리를 쉬며 집으로 가곤 해도 그나마 좋은 날은 낫지. 해마다 겨울이면 연탄을 지고 이 계단을 올라 다녔지. 그것도 이제 이력이 나서 괜찮아. "

    "달동네 사는 게 왜 힘든 줄 알아? 바로 겨울 추위야 추위. 길이라도 얼어 봐,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한 걸음 떼기도 힘들어.”

    마을로 향하는 가파른 길은 쉼이 없다. 하지만 보람도 있다. 정상에 다다를 즈음 입구에서 올려다 본 마을은 마치 성곽을 연상케 하는데!

    “여느 달동네가 그러하듯 이 동네도 낡은 지붕과 지붕이 면을 겹치고 있어. 집과 집의 경계가 상당히 모호한 게 마치 성곽이 둘러쳐진 것 같기도 해.”

    “슬레이트 지붕을 인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그렇지. 대부분 50년은 족히 된 것 같아. 위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은 아래에서 볼 때와는 전혀 딴판이구나.”

    한눈에도 홍제동 개미마을은 그리 부유하지 않다. 하지만 복고의 멋이 제대로 살아 있다. 예스런 아이템들을 발견하는 건 지금부터는 그리 힘을 들이지 않아도 가능하다.

    “앗, 공중화장실이야! 이제 시민공원 정도나 가야 있을 법한 화장실이 여기서는 아직도 일상으로 자리하고 있네. 이곳엔 마을버스도 저렇게 커다란 소리를 내며 겨우 오르는구나.”

    “산 아래로 삐져나온 커다란 바위 위에 집들이 아슬아슬하게 걸터 있어. 바위 사이로 골목이 구불구불 나 있는 것도 그렇고, 저 집은 대문이 바위 사이에 나 있는 것 같아.”

    개미마을의 시작은 바로 천막촌에서부터다. 당시 그 모습이 마치 서부 인디언마을 같다고 하여 ‘인디언촌’이라 부르기도 했다. 마을사람들은 그 이름을 어떻게 기억할까?

    “6·25 터지고 갈 곳 없는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와 임시 거처로 천막 치고 모여 살기 시작했지. 그래서 ‘인디언촌’이라지만, 인디언처럼 소리 지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일 가능성도 있어. '

    "난 그래서인지 여기 한 30년 넘게 살았지만 그 이름은 영~ 별로였어. 봐봐, 지금은 다들 개미처럼 열심히 일한다고 ‘개미마을’, 얼마나 듣기 좋아?”

    홍제동 개미마을이 출사장소로 유명세를 타게 된 건 아름다운 벽화들이 거리마다 즐비하기 때문이다. 새옷으로 단장한 담벼락은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실 이 동네에 산다고 하기가 좀 그렇기도 했지. 친척들 오라고 하기도 민망하고…. 그런데 동네 분위기가 이렇게 바뀔 줄 몰랐어. "

    "그전까지 동네 벽들이 온통 금가고 낙서들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마을이 몰라보게 밝아졌지. 개발 찬반도 심해서 담벼락마다 험담이 가득했는데 그걸 덮어줬으니 이보다 고마울 데가 없어.”

    이제 주말이면 카메라를 든 젊은이들로 꽤 북적인다.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 벽과 골목 곳곳에 그려진 그림들을 연신 렌즈에 담는다. 다양한 벽화 속 그림들을 감상해보는 건 필수다.

    “이곳 벽화에는 ‘환영’, ‘가족’, ‘자연친화’, ‘영화 같은 인생’, ‘끝 그리고 시작’ 등을 테마로 한 그림들이 50개도 넘는대. 예전의 개미마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야. 그림만 다 돌아보고 나가도 대형 전시회를 감상한 기분이겠는걸?”

    “전시회는 사진을 찍을 수 없잖아. 여긴 얼마든지 셔터를 누를 수 있고 연출도 가능하지.”

    개미마을에는 텃밭이 참 많다. 텃밭마다 고추와 상추, 대파가 심어져 있고 각종 채소가 자란다. 텃밭 가꾸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인생고락이 느껴질까?

    “그나마 우리 마을 바뀌기 시작한 건 학생들 찾아와서 붓 하나씩들 잡고 담벼락에 그림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라지. 그래도 사람들 사는 건 웬만해서는 잘 안 바뀐다고.”

    “하지만 말이야. 이곳 사람들, 바깥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가난하지도 않고. 다들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왔을 것 같아. 저 텃밭들을 좀 봐. 시장 안 봐도 1년은 너끈히 먹겠어.”

    개미마을에 저녁이 왔다. 산등성이 마을에 하나둘씩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불빛은 참 따스했다. 마치 개미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처럼.

    “한국전쟁 후에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천막 짓고 살던 ‘인디언촌’에서 시작했는데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지금 이 사람들이 얼마나 인정 넘치는지 누가 알아주나? "

    "아프면 서로 돌봐주고 좋은 일 있으면 같이 기뻐해주고……. 그렇게 서로 의지하고 기대면서 하루하루 살아가, 우리는.”

    족히 40년은 된 낡은 집들이 고스란히 캔버스가 된 홍제동 개미마을은 이제 서울의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 잡은 듯 보입니다. 눈에 익은 ‘삼거리 약수터·연탄가게’, 영화 속 오지 않는 아빠 ‘용구’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버스정류장, 산기슭까지 다닥다닥 묻혀 있는 낡디 낡은 집들까지 지난날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을 법도 한 왠지 모를 아련함이 진하게 묻어나는 개미마을입니다. 여러분은 이곳에 가면 가슴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추억의 느낌을 어떤 색깔로 칠하고 돌아올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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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책하듯 산행하듯 숲속 나들이

    산책하듯 산행하듯 숲속 나들이

    지역서울특별시 광진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산책하듯 산행하듯 숲속 나들이

    • 프롤로그
    • 1.아차산으로 향하는 길
    • 2.호젓한 솔숲
    • 3.큰 바위까지는 꾀 고단한 산행
    • 4.선택의 기로에 서서
    • 5.아차산 자연의 압축판
    • 6.자생식물원에만 있는 이것!
    • 7.아차산은 사시사철 축제의 향연
    • 8.영화 같은 스토리가 있는 영화사
    • 에필로그

    산책하듯 산행하듯 숲속 나들이

    - 서울특별시 광진구 -

    아차산처럼 걷기 좋은 등산로도 참 드뭅니다. 산행길 곳곳에 나무데크를 깔아 길이 대부분 편편한가 하면, 부드러운 흙길을 만나면 어느새 걱정은 사라지고 색다른 정취와 낭만으로 충만해집니다. 또, 유유히 걸어가도 될 법한 길임에도 여행객들의 안전을 배려해놓았습니다. 이렇게 누구나 산보하듯 올라갈 수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하루종일 머물 수도, 곧장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산책한다면서 아차산 정상까지 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산책하듯 산행하듯 워밍업 한번 해볼까요? 그것이 바로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에서 목적지 없이 향하는 아차산 산행길. 이때부터 본격적인 산행 겸 산책은 시작된다. 입구에 다다르기 전 옷차림에 유의하자.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야. 아차산, 해발 285m. 남산이 262m이니, 비교해보면 누구나 산보하듯 올라갈 수 있는 높이지.”

    “어쨌든, 고구려정으로 오르는 이 길은 엄밀히 말하면 등산로야. 구두를 신었거나 정장 차림이라면 등산로로 진입하는 건 삼가야겠지.”

    평일에는 오전 10시, 주말에는 9시쯤 이곳에 도착하면 호젓한 솔숲 산책이 가능하다. 200m 남짓한 오르막길의 잘 정돈된 계단을 오르며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해보자.

    “굴곡이 심한 곳에는 데크계단을 설치해놓았구나. 그래서인지 이 빽빽하게 들어찬 수백 그루 소나무들이 눈에 더 잘 들어오는 것 같아. 서울 속 별천지가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정말 그렇지? 100년 뒤 이 언덕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든든해져.”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등산로 입구에서 고구려정까지 걸리는 시간은 20분 남짓. 고구려정 앞 큰 바위에 오르면 저마다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헉헉~ 정말이지 숨이 턱까지 차올라.”

    “얼마나 왔다고 벌써부터 죽는 소리야? 저기를 좀 봐봐! 소풍 나온 유치원 꼬맹이들은 ‘짹짹’거리며 노래까지 부르고 올라오는데. 쯧쯧~.” “아이고~ 그러고 보니 살짝 민망해지기도 하고, 이거 영 체면이 안 서네.”

    고즈넉한 자태의 고구려정까지 왔다면 아차산 정상까지 더 갈지, 이쯤에서 아차산휴게소 방면으로 하산할지의 갈림길에 놓인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건가?

    “어떻게 할까? 모처럼만에 결심한 산행인데, 이대로 내려가기에는 좀 아쉽다고.”

    “내려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5분 정도야. 저 큰 바위 아래 아차산휴게소 근처에 약수터도 있고, 공연시설, 아차산토요한마당, 운동시설도 있지. 정말 계속 오를 생각이야? 하산할 거라면 아래가 다 바위산이라 걸음걸음 신중해야 한다고.”

    아차산휴게소에 들러 쉴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내려가면 아차산 자연을 압축해놓은 또 하나의 명물을 만날 수 있다는데?

    “이 길이 아차산생태공원이 연결되고 있었구나! 왕벚나무가로수길이 구불구불 나 있는 것이 뭔가 범상치 않다 했더니, 생태공원 하나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아도 아깝지 않을 공간이야.”

    “아차산 공식 메인 출입구라고도 할 수 있지. 여기 우리처럼 등산하러 왔다가 찾은 사람도 꽤 있지만 데이트족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

    아차산생태공원의 자생식물원에는 금낭화부터 깽깽이풀, 히어리, 병아리꽃나무, 선벚나무,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진짜 압권은 따로 있다고.

    “이리 와봐. 광대노린재 약충, 달무리무당벌레, 광대노린재 성충, 칠성무당벌레도 자세히 들여다볼 만해. 자연의 색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나는 여기 황톳길이랑 지압보도가 나 있어서 참 좋아. 맨발로 걷는 즐거움이 있잖아. 물론 이 공원 산책로가 모두 맨땅으로 이뤄져 있긴 하지만 말이야.”

    아차산생태공원 인근에서부터 워커힐호텔 뒤로 이어지는 2km 구간의 오솔길은 평소 인적은 뜸하지만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시기가 있다.

    “하늘을 덮을 듯 가지를 뻗은 왕벚나무 가지를 좀 봐! 온통 초록빛 동색인걸. 왕벚꽃이 가득한 봄에 다시 오면 얼마나 즐거울까?”

    “왕벚꽃축제 기간이 이곳은 따로 정해져있지. 누구나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니 봄에 다시 오자! 하지만 아차산은 사시사철 언제나 호젓한 멋을 주는 축제의 장이라고!”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생생한 히스토리가 있는 아차산에는 신라 문명을 간직한 영화사(華陽寺)가 자리해 있다. 두 차례나 옮겨다녔다는 이 사찰, 그 사정이 궁금하다.

    “초파일 연등행사 준비로 한창 바쁜가 봐. 이 사찰은 조계종이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는데, 조선시대 이 사찰이 근방으로 이전하는 등 두 차례나 옮겨 다니다가 지금의 자리에 정착하게 됐대.”

    “그러면 처음에 사찰 이름도 영화사가 아니었던 거야? 대체 이유가 뭐였을까?”

    도심에 이렇게 편안하고 산이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입구에서 고구려정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아차산 산행은 그야말로 부담없는 산책입니다. 그러나 만만하게만 보아서도 안 되는 것이 바로 아차산 산행입니다. 고구려정에서 정상까지 향하는 산행을 택했다면 미끄럼 방지용 신발과 바람막이 재킷 등 최소한의 장비는 갖추고 올라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든 밟는 흙길과 솔숲은 어머니 품처럼 편안한 안식처 같습니다. 아차산 산행에서 고구려정을 만났을 때 여러분이 택할 다음 길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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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정지된 철길 풍경

    시간이 정지된 철길 풍경

    지역서울특별시 구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시간이 정지된 철길 풍경

    • 프롤로그
    • 1.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동네
    • 2.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는 철길
    • 3.멈춘 듯 흐르는 시간
    • 4.철도 옆 비밀의 화원
    • 5.자연이 주는 치유의 공간
    • 6.우리말과 꽃의 화음
    • 7.자연에서 우리가 얻은 것
    • 8.그윽한 철길의 멋
    • 에필로그

    시간이 정지된 철길 풍경

    - 서울특별시 구로구 -

    침목 사이에 깔린 자갈의 좁은 틈으로 잡초가 듬성듬성 자라 있습니다. 선로 너머에는 애기똥풀과 이름 모를 들꽃들이 심심찮게 몸을 흔듭니다. 기찻길은 놓여 있으나 열차는 거의 오가지 않는 이곳은 오류동의 항동철길. 부천 옥길동을 연결하는 이 선로는 군산 경암동 철길처럼 운동을 하거나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뿐입니다. 명소라기에는 아직 어색하지만 물어물어 찾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기차가 떠난 자리에 뭔가 남겨지기라도 한 걸까요? <트래블아이>의 오늘 미션은 ‘항동철길의 은밀한 아름다움을 찾아라!’ 입니다.

    영화 실미도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과거 공군정보부대 자리를 지나면 오류동역이다. 이 일대는 서울에 속해 있지만 지역 특성상 조용한 시골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어, 여기도 서울인가?” “여기가 수궁동, 항동 같이 발전이 꽤 더딘 편이야.”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시골풍경이어서 그런지 특별한 명소로 보이지는 않는데?” “그래도 이 철길은 계절마다 물어물어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들꽃 흐드러진 철길을 따라 걷는 한 노인의 뒷모습이 애잔하다. 저 멀리 보이는 아파트는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는 항동 철길을 이야기해주는 듯하다.

    “방치된 듯한 녹슨 철 구조물로 만든 담벼락과 여유롭게 철길을 걷는 사람들, 항동 철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정취 아닐까?”

    “맞아. 하지만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언젠가는 이 철길도 없어질 거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아려와.”

    지하철 오류동역에서 갈라진 항동 철길은 과거에는 화물차가 수시로 다녔다. 지금도 운송로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이 철길이 동부제강입구 교차로를 지나가고 있구나.” “원래 항동철길 이름은 오류동선이었지?”

    “맞아. 1950년대 생산원료를 운반했다는데, 이제 더 다니는 열차는 없겠구나.” “봐! 차단기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아직 이 선로 위로 기차가 다니고 있나봐.”

    개구쟁이들이 이따금 뛰어노는 놀이터 같은 교차로를 지나 아파트가 끝나는 곳까지 이어지는 철도는 낮은 언덕을 만난다. 이곳에 숨겨진 비밀의 화원이 있다는데.

    “항동철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점이 바로 여기야.” “이 나무에 둘러싸인 단선 선로에 뭐가 있다는 거야?”

    “저기 푸른수목원 보이니? 이 일대가 원래 전부 논, 밭 경작지였다지.” “궁금해서 못 참겠다. 빨리 가보자.”

    푸른수목원에 들어서면 잔디광장 ‘푸른뜨락’과 그 뒤로 너른 항동저수지가 반긴다. 항동 저수지까지 2㎞ 구간을 천천히 걸어보자.

    “여기 수목원을 거닐다 보니 특이한 이름의 정원이 나와!”

    “어, 정말. 각종 허브식물이 가득한 ‘내음두루’, 돌을 중심으로 식물이 자라는 ‘돌티나라’, 무궁화가 한 아름 있는 ‘겨레울’, 사계절 푸른 나무가 심어진 ‘늘푸른누리’까지 정말 다양한 테마를 가진 정원이야. 몇 가지나 되는 걸까?”

    테마 하나하나마다 독특한 이름의 정원들은 모두 외국어를 탈피한 순수 한국어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이 이름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데?

    “향기원이나 암석원, 무궁화원, 침엽수원 등 간단하게 이름을 붙였으면 더 알기 쉬었을 텐데. 내음두루나 돌티나라 같이 써붙여 놓으니 도통 감을 잡기가 어려워. 설명문구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정원의 모습에서 자연스레 연상되는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보다 쉬울 거야.”

    정원의 이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바로 정원 가득 피어 있는 꽃송이들. 잠시 멈춰 서서 그 향기를 맡아보면 머릿속이 환하게 밝아진다는데?

    “이렇게 활짝 핀 꽃을 본 지가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 화분에서 얌전히 자라는 꽃이나, 길거리 화단에 있는 꽃들은 아무래도 생생한 아름다움이 없단 말이지. 이 선명한 빛깔을 좀 봐!”

    “맞아. 자연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

    수목원을 빠져나와 그냥 지나치기 못내 아쉬워 다시 철길로 들어선다. 작은 동산 사이를 가르는 구간에서 운이 좋다면 항동기찻길의 진짜 백미를 발견할 수 있다.

    “여기가 기차를 타고 지날 때 빈번하게 등장하는 시골의 숲이로구나! 판자촌을 가로지르는 군산 경암동이나 상가 앞을 오가는 목포의 삼학로 못지않은 항동기찻길만의 매혹이지.”

    “웃자란 나무들 아래 길을 따라 길게 뻗은 철도의 위용을 봐. 좌우로 허리 높이의 낮은 옹벽을 쌓았어. 그마저도 시간을 쌓아놓은 듯해.”

    과거에는 화물열차가 수시로 다녔으나 지금은 군용 철길로 가끔 군용 화물열차만 지나다니는 4.5㎞의 항동철길은 주변 빌라들과 다소 언밸런스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라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이 바로 이 철길입니다. 이곳 철길 그 끝자락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바쁜 일상의 모음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철길 위에 서면 복잡한 시간들은 이내 멈춥니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마음의 여유를 예스런 항동철길 위에서 찾아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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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매화 암향 은은한 학자의 봄

    고매화 암향 은은한 학자의 봄

    지역경상남도 산청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고매화 암향 은은한 학자의 봄

    • 프롤로그
    • 1.두류산양단수(頭流山兩端水)
    • 2.제덕산계정주(題德山溪亭柱)
    • 3.덕산복거(德山卜居)
    • 4.종죽산해정(種竹山海亭)
    • 5.원천부(原泉賦)
    • 6.산중즉사(山中卽事)
    • 7.청학동(靑鶴洞)
    • 8.민암부(民巖賦)
    • 에필로그

    고매화 암향 은은한 학자의 봄

    - 경상남도 산청군 -

    지조를 지키고 일관된 삶을 지향하는 선비는 그릇됨과 교만함을 경계하고 늘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경남 산청군 덕산기슭 산천재는 남명 조식선생의 기품과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수한 솟을대문과 현판에서도 찾을 수 있고, 낡은 서가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록빛 자태를 뽐내고 남명매가 청량한 향기를 뿜어낼 때 그 고결한 품성은 고스란히 와 닿습니다. 이곳에서 선생의 시를 읊조리며 걷다 보면 ‘학자의 봄’을 만날 수 있을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산천재에서 남명의 시를 노래하라!’

    수십 차례를 오르내릴 정도로 지리산을 좋아했던 남명 선생은 천왕봉이 보이는 덕천강 옆에 산천재를 지었다. 담을 따라 흐르는 강가에서 ‘두류산양단수’를 읊어보자.

    “두류산 양단수를 예듣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山影)조차 잠겼어라

    아이야, 무릉(武陵)이 어디냐 나는 옌가 하노라“

    어느새 강과 산 사이에 고즈넉한 담벼락을 두르고 있는 작다란 산천재가 보인다. 이곳에서 선비로서 올곧은 길을 가고자 다짐을 ‘제덕산계정주’를 읊어보자.

    “천석의 무게를 가진 큰 종을 보게나! 크게 치지 않으면 소리가 없네.

    어떻게 하면 저 두류산처럼,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을 수 있을까.“

    대문 위에 수수하게 펴 있는 배롱나무 아래를 지나 선생이 기거하던 산천재의 솟을대문과 현판이 소박하기만 하다. 이곳에서 ‘덕산복거’를 노래해보자.

    “봄 산 어딘들 향기로운 풀 없으랴만, 하늘 가까운 천왕봉 마음에 들어서라네

    빈손으로 왔으니 무얼 먹을 건가? 십리 은하 같은 물, 먹고도 남으리.“

    산천재에는 선생이 직접 심었다고 하는 남명매가 고고한 자태로 서 있다. 그가 이 매화나무에 담아낸 심경, ‘종죽산해정’을 읊다 보면 알게 될까?

    “대나무가 외로운가 외롭지 않은가? 소나무와 이웃이 되었네

    풍상 치는 때 보려고 하지 말게나 살랑거리는 모습 속에 참된 뜻 보겠네“

    관직에 나가지 않고 이곳 산천재에서 한 평생 마음을 정진하고 후학양성에 몰두했던 선생. 학문의 맥과 깊이를 ‘원천부’ 구절에서 느낄 수 있을까?

    “진실로 신령한 뿌리가 마르지 않으면 천하를 적시고도 마르기 어려우리

    덮어 놓지 않은 샘의 차가운 물을 보라 아무리 퍼내어도 여전하지 않은가!“

    툇마루에 올라서서 보면 세상을 관조하는 듯 소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는 신선의 벽화를 볼 수 있다. 허나 선생의 시에서 분명 선비는 이곳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해지는데 산골의 아이 호미를 메고 서서 김맬 때도 묻지 않고 심은 때도 잊어버렸네

    오경의 학 울음소리에 새벽 꿈을 깨자 비로소 몸이 개미나라 왕을 겸했다는 걸 알았다“

    산천재 오른편의 작은 문집 책판서고는 오랜 세월만큼이나 빛이 바랬다. 이 낡은 서가건물에서 단단한 남명선생의 정신이 이 명시를 통해 되살아날 수 있을까?

    “한 마리 학은 구름을 뚫고 하늘 나라로 올라갔고, 구슬이 흐르는 한 가닥 시내는 인간 세상으로 흐르네.

    누(累)없는 것이 도리어 누가 된다는 것을 알고서, 산하를 마음으로 느끼고서 보지 않았다고 말하네.“

    바른말하는 하는 사람들이 죽임을 당는 난세의 병폐를 지적하는 그의 대쪽 같은 기품도 지리산 기상과 닮아 있다. ‘민암부’를 노래하다 보면 남명학의 기풍을 느낄 수 있을까?

    “볼 수 없는 건 마음인데 위험이 안에 있어 소홀히 대한다네

    걸어다니기에 평지보다 더 평탄한 곳이 없지만 맨발로 살피지 않고 다니다간 발을 상하지“

    덕천강이 보이는 평지에 자리한 산천재 툇마루에 앉아 강줄기를 보며 가벼운 졸음 오기를 기다리는 여유를 즐기다가도 이따금씩 고개 돌려 천왕봉 머리를 보고는 흐뭇해했을 조식 선생. 산천재 기둥의 주련에 쓰인 글귀는 분명 ‘봄’입니다. 그냥 봄이 아니라 안분지족(安分知足) 하는 선비의 봄입니다. 청량한 향기를 뿜어내는 고결한 품성을 느낄 수 있는 ‘학자의 봄’이 그의 시를 통해 고스란히 와닿았나요? 남명 조식 선생이 가장 사랑했던 이곳 지리산자락 산천재와 덕천강에서 여러분은 선생의 진짜 ‘봄’을 발견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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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감으로 맡는 향기

    오감으로 맡는 향기

    지역경기도 가평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오감으로 맡는 향기

    • 프롤로그
    • 1.조용한 아름다움
    • 2.코로 맡는 향기
    • 3.귓가에 맴도는 향기
    • 4.하늘로 가는 길
    • 5.선녀가 내려오는 곳
    • 6.마음에 밀려드는 향기
    • 7.손끝으로 만져보는 향기
    • 8.혀끝으로 맛보는 향기
    • 에필로그

    오감으로 맡는 향기

    - 경기도 가평군 -

    우리나라 전국 수목원 중 가장 유명한 곳,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라는 예쁜 이름에서 벌써 진한 꽃향기가 풍겨 나오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침고요수목원은 가족 단위로도 연인 단위로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만들어낸 풍경이 십만 평의 부지에 가득 펼쳐져 있으니, 감성을 충전하고 싶다면, 아침고요수목원만 한 곳을 찾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많이들 찾는 곳인 만큼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아침고요수목원을 오감으로 느껴보라!’입니다.

    가평군 상면에는 그 유명한 아침고요수목원이 있다.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진 정원과 화단, 산책로로 꾸며진 고요한 이곳. 하지만 관광을 목적으로 조성된 것은 아니라는데?

    “이왕 아침고요수목원에 왔으니, 사진도 많이 찍고, 예쁜 꽃과 나무들도 부지런히 보고, 또 필기도 해야겠어요. 수목원이 아주 넓으니, 하루 종일 걸리겠는걸요?”

    “진정하고 저것 좀 보렴! ‘그저 편히 쉬어가세요.’라고 적혀 있잖니? 이곳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곳이니, 그냥 산책하듯 걷는 것이 수목원 감상에 제일 좋은 방법일거야.”

    아침고요수목원의 정원들에는 각기 다른 이름이 붙어있다. 아침고요수목원에 들어섰으니, 일단은 가장 진한 향기가 날 것 같은 이름을 찾아 가서 코로 향기를 맡아볼까?

    “음, 전 허브정원에 먼저 가 볼래요! 허브는 차에도 쓰이고, 향수에도 쓰이니 여기에 있는 식물들 중에서도 가장 진한 향기가 날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허브정원에 온 김에 가장 마음에 드는 허브 이름 한 가지를 외워 보지 않을래? 집에 돌아가서 찬장을 열면, 네가 기억하는 그 허브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코로 진한 허브 향기를 느껴보았다면, 이제 상상력을 발휘해 볼 때가 왔다. 꽃에 대한 주옥같은 시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시가 있는 산책로’로 가 보자.

    “휴, 한참을 걸은 것 같구나. 그런데 나는 도무지 향기를 들어 볼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걸? 뭐 좋은 방법이라도 있니?”

    “방금 제가 찾았어요. 저기, ‘시가 있는 산책로’가 보이세요? 저 곳에 가서 눈을 감아보세요. 제가 멋지게 시를 읽어 드릴게요. 그러면 분명히 귀로도 향기가 들릴 거예요!”

    아침광장의 잔디밭 위쪽으로 굽은 길이 하나 보인다. 겨울에는 오색별빛정원전이 열리는 이곳. 여기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기분이 있다는데?

    “아침고요수목원의 정원들은 하나같이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늘길을 따라 걸으니 하늘정원이 나오네요? 와, 이것 좀 보세요! 사방에 온통 수국화와 구절초,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지천이에요!”

    “마치 하늘로 올라온 것만 같은 기분이구나. 숲속 천국에 온 것 같기도 한데?”

    하늘정원에서 눈길을 조금만 돌려보면,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갈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 하여 선녀탕이라고 이름붙인 작은 폭포가 있다.

    “저 아름다운 풍경을 좀 봐!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주 시원해 보이는구나. 물도 정말 맑은데? 밤이면 몰래 선녀가 내려올 것 같구나.”

    “여기서 목욕을 하면 저도 선녀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저 맑은 물에 발이라도 한 번 담가보고 갈래요!”

    하늘길은 하늘정원과 선녀탕을 지나서도 계속 이어진다. 하얀 달빛이 땅 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아름다운 정원, 달빛정원의 향기를 마음으로 맡아볼까?

    “와! 정원은 모두 아름답지만, 이 정원은 정말 특별해요. 하얀 교회 주변에 피어 있는 하얀 꽃들이 마치 눈송이들 같아요!”

    “정말 그렇구나. 엄숙하기도 하고, 또 신비롭기도 한 정원이네. 이곳이 요새 프러포즈 장소로 그렇게 각광받고 있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

    아침고요수목원에 왔다면, 체험 코스를 빼 놓을 수 없다. 천연미스트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피리 목걸이 만들기 등등 다양한 체험이 있는데, 하나를 골라볼까?

    “토피어리를 만들어 봐요! 학교 특별활동에도 토피어리 반이 있는데, 거기 꼭 한 번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이끼를 직접 심어볼 수 있다니, 의미 있기까지 한 활동 같아요!”

    “집에 가서도 잘 키울 수 있을 거라고 믿을게. 아기 곰과 마찬가지로, 네가 만든 아기 곰 모양 토피어리도 엄연히 살아있는 생물이니까 말이야!”

    아직 뭔가 더 남은 것 같은데? 수목원 입구에는 허브샵 정원가게가 있다. 처음에 말했던 허브 이름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면 성공!

    “어쩐지 뭔가 허전하다 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먹는 게 빠졌네요!” “하하! 그래, 그래. 어떤 허브가 가장 마음에 들었니?”

    “저는 로즈마리요! 이름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외딴 성에 사는 공주님이 생각나는 것 같지 않아요? 로즈마리 차를 마시면, 공주님이 된 기분이 들 것만 같아요.”

    지금까지 <트래블아이>와 함께 둘러본 곳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계절마다 새로운 꽃과 축제가 피어나는 곳인 만큼, 아침고요수목원에 가고자 할 때에는 공식 홈페이지에 미리 들러 보는 것이 좋습니다. 천여 년 동안이나 살아온 나무인 아침고요수목원의 상징, 천년향에 소원 한 가지를 빌고 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감으로 느껴본 아침고요수목원은 어떠셨나요? 한동안 진한 꽃향기가 몸에 배어있을 것만 같은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분 하나를 장만해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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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려지는 섬

    느려지는 섬

    지역전라남도 완도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느려지는 섬

    • 프롤로그
    • 1.바다를 건너
    • 2.느리게 걷기
    • 3.따뜻해지는 마음
    • 4.돌 위에 논을 만들다?
    • 5.바다 위의 장신구
    • 6.맑은 물, 고운 모래
    • 7.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
    • 8.하루를 묵게 되는 이유
    • 에필로그

    느려지는 섬

    - 전라남도 완도군 -

    201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루어진 곳, 완도. 개수를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해지는 수많은 섬들, 몽돌 해변과 기암절벽을 비롯한 천혜의 절경, 그리고 싼 값에 싱싱한 전복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완도에 포함된 수많은 섬들 중 최고의 섬을 뽑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그 후보에 오를만한 자격이 충분한 섬이 있으니, 바로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인 청산도입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볼거리가 가득한 청산도에서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미션, ‘청산도를 느리게 걸어라!’입니다.

    완도 연안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로 50여 분을 달리면 청산도에 닿는다. 저 멀리 빨간 등대와 파란 등대가 보이기 시작했다면, 도착 시간이 다 된 것!

    “바닷물의 빛깔이 특별할 정도로 고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한데? 배 위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오십 분 밖에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야.”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배 위에서 만나는 바닷바람도 정말 기분 좋지 않니? 옛날에 완도 앞바다를 달렸다던 해상왕 장보고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청산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슬로시티다. 모두 합쳐 11개나 되는 슬로길은 청산도의 자랑이라고 하는데, 무엇 때문일까?

    “슬로푸드는 알겠는데, 슬로길은 생소한 이름이야. 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인지 아니?”

    “물론이지. 청산도 슬로길은 원래 청산도 주민들이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동하기 위해 이용하던 길이었다고 해. 그런데 걸으며 만나는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꾸만 저도 모르게 느리게 걷게 되었다는 거야. 느리게 걸었던 길이라 그런지, 길에 붙은 이야기도 많아.”

    슬로길을 따라 느리게 걷다 보면, 청산도에 있는 대부분의 명소들을 돌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름난 명소가 아니더라도 그 걸음을 계속 멈추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조금만 더 천천히 걷자. 투박한 돌담과 능선을 덮은 소담스런 유채 꽃밭, 싱그러운 청보리 밭을 그냥 지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도 같은 생각이야. 이 능선 위에서는 청산도의 언덕들과 쪽빛 바다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지만, 발걸음이 빨라지지는 않는다니 신기한 일이지.”

    청산도를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는 바로 구들장 논. 돌로 구들을 깔고 그 위에 다시 흙을 덮어 만든 논은 삶의 지혜가 묻어있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멋이 있다는데?

    “모양이 정말 독특해. 벼농사를 짓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섬의 지형을 저런 식으로 활용했구나. 내륙지방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양새야.”

    “하하, 저기 서 있는 허수아비를 좀 봐. 부표로 만든 머리에 전복 껍질로 만든 목걸이를 걸고 있어. 이것도 청산도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 중 하나가 아닐까?”

    청산도는 예전에는 미역을 주로 양식했으나, 지금은 전복을 주로 양식한다. 때문에 청산도 안에 있는 수산시장에서는 싼 값에 전복을 구입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언덕 위에서 보니 바다 위에 사각형의 무언가가 떠 있는 모습이 보여. 저게 바로 그 유명한 청산도의 전복 양식장일까? 가지런한 모양새 때문에 양식장이 아니라 바다 위에 띄운 장신구처럼 보이는 걸?”

    “청산도를 한 바퀴 둘러보고 전복을 먹어 볼까? 이곳에서 난 전복이라 더 맛있을 것 같아.”

    섬에 왔으니 바닷가를 걸어보지 않을 수 없다. 청산도의 자랑거리인 지리 해수욕장은 다른 해수욕장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까이에서 보니 물이 정말 맑아. 파도가 치는데도 그 안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이니, 계곡에 온 것이 아닐까 하는 기분이야. 유명한 해수욕장에는 보통 쓰레기가 많잖아.”

    “저쪽을 좀 봐. 사람들이 자진해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어. 청산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마음까지 맑게 만든 모양이야. 아, 발밑을 조심해! 아기 게 한 마리가 산책 중이잖아.”

    호랑이가 바위를 향해 울었더니, 포효보다 더 큰 울림으로 호랑이를 쫓았다는 전설이 있는 범바위. 근방에는 범바위 전망대가 있으니 이곳에도 올라 보자.

    “이곳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청산도의 명소래. 기가 아주 강한 바위라, 범바위 주변에서는 인재들이 많이 태어나기도 한다던걸? 범바위 일대는 자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나침반도 듣지 않는대. 신비의 바위라는 별명은 그래서 생긴 거야.”

    “재미있는 이야기야! 나에게도 호랑이 기운이 솟아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청산도를 찾는 사람들은 저녁에 급히 육지로 돌아가는 배를 타는 행동을 삼간다. 일몰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한 곳이 바로 이 청산도이기 때문.

    “천혜의 자연 경관과 함께 보는 일몰은 그 어디서 보는 풍경보다 아름답다고 해. 청산도의 어디에서 일몰을 보더라도 그 풍경에 매료되어 버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야.”

    “청산도의 이모저모를 살펴본 뒤라 그런지 그 말이 아주 설득력 있게 들리는 걸? 언덕 위에서 바다와 함께 노을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시 언덕을 올라가 보자.”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풍경을 자랑하는 청산도는 자꾸만 다시 가 보고 싶은 욕심이 절로 생기도록 만드는 곳입니다. 그 풍경을 매일 보는 섬사람들조차 느리게 만드는 곳이라 하니, 그 풍경이 어떨지는 상상에 맡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늘과 바다, 산이 모두 푸르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 청산도. 세 가지의 푸른빛이 조화를 이루니, 그보다 아름다운 풍경을 찾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면 알수록 더 특별하게 보이는 섬이라 하니, 여장을 꾸릴 때 청산도 이야기도 함께 꾸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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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진 살이 오른다

    기름진 살이 오른다

    지역전라북도 고창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기름진 살이 오른다

    • 프롤로그
    • 1.풍천장어의 참맛을 보러 가자
    • 2.왜 풍천장어라고 할까?
    • 3.당신의 선택은?
    • 4.자연산보다 더 자연산 같은
    • 5.남성에게만 좋다고? 아니!
    • 6.선운사를 병풍삼아 신선노릇 한 번
    • 7.고소함에 감칠맛까지
    • 8.가을, 겨울 끄떡없다
    • 에필로그

    기름진 살이 오른다

    - 전라북도 고창군 -

    고창하면 풍천 장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북 고창 선운사 앞을 흐르는 고랑의 이름을 딴 풍천장어는 겨우내 몸을 숨기고 있다 가을철 그 기름지고 땡땡한 살점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보양식으로 제격인 장어는 유명인들의 보양식으로도 손꼽힐 만큼 그 힘과 맛을 자랑합니다. 특히나 복분자 술과 함께 먹는 풍천장어는 긴말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식당을 들어갈 때 푸석했던 얼굴이 나올 때는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고창의 힘! 풍천장어를 탐하고 오라’입니다.

    고창에 도착하면 거리마다 속속들이 풍천장어를 내건 간판들이 보인다. 그 간판의 수 정도면 괜히 풍천장어 풍천장어 하는 것은 아닐 터.

    “여행 중에 제일이 식도락 여행 아니겠어? 오로지 맛을 위해 떠나는 거지.”

    “그래, 식도락 여행 좋지! 벌써부터 장어 굽는 냄새나 나는 것 같아. 풍천 장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맛집이 있을까?” “풍천은 어디든 맛있을 것 같아. 그 명성이 괜히 나온 거겠어?”

    강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지형을 따 붙은 풍천. 선운사 앞의 도랑에서 흘러드는 인청강 일대에서 잡히는 풍천장어를 으뜸으로 치는 이유는 뭘까?

    “그런데 왜 사람들이 풍천장어를 으뜸이라고 할까?”

    “그건 장어의 맛도 맛이지만 지형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지. 서해 바닷물이 들어와 민물과 바닷물과 합쳐진다고 해서 풍천이라고 부른데. 그래서 풍천장어라고 하지. 예로부터 고창갯벌 풍천장어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 정도로 장어 중엔 으뜸이야”

    고창의 수많은 장어집 중에서도 두 가지 선택권은 있다. 장어와 함께 남도식 상차림을 받아 볼 것인가, 오직 장어만을 만나고 올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

    “그런데 정말 어디 가게로 들어가야 할지 모르겠다. 셀프 장어집도 보이고.”

    “풍천 장어집은 반찬의 가짓수가 적고 직접 장어를 구워야 하는 셀프 장어와 푸짐한 남도식을 맛보며 장어를 제대로 구워주는 남도식 상차림 이렇게 두 부류의 가게를 선택할 수 있어 어떤 곳에서 맛볼래?”

    고창의 장어가 양식이라 하여 반감이 든다고? 풍천장어도 대부분이 양식이지만 최근에는 갯벌에서 직접 기르거나 바닷물에서 몇 개월간 축양을 하여 자연산과 다름없다.

    “그런데 양식장이 보이는 걸 보면 자연산은 아닌가보네.”

    “그래도 실망하긴 일러. 인공 사료를 쓰지 않고 순수한 해수로 양식을 하기 때문에 거의 자연산이나 다름없다고! 일단 먹어보면 알거야.” “어디, 한번 먹어볼까?”

    고창의 또 다른 명물 복분자는 장어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복분자 한 잔에 장어 한 점을 드신 아저씨는 껄껄 웃으시고 아주머니는 쑥스러운 듯 볼이 발그레해진다.

    “다들 복분자와 함께 곁들여 먹고 있어. 장어가 스태미나 식품으로 알려져서 그런가봐. 복분자도 그렇고 특히나 남성에게 좋다니까. 그러니 조금 낯 뜨겁긴 하다.

    “그런데 꼭 남성에게만 좋은 건 아니야. 피부미용이나 노화를 억제하니 여성들에게도 얼마나 좋다고.”

    선운사의 여름에는 상사화가 지천으로 핀다. 상사화가 지고 단풍이 들어서면 비로소 장어의 기름기가 가득 찬다. 선운사를 병풍삼아 먹는 장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복분자 한 잔 곁들이고 장어 한 점 먹으니 다른 게 부러울 게 없다. 그렇지?”

    “그럼! 당연하지. 상사화가 지고 단풍이 든 선운사를 바라보며 먹는 장어라. 옥황상제도 요새는 전북 고창서 온 사람을 보면 풍천장어 맛을 몰래 물어 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거겠어?”

    장어를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지만 장어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한 소금구이와 비린맛과 느끼함을 잡는 양념구이 둘 다 양보할 수 없게 된다.

    “풍천장어는 기름기가 많이 돌아도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구나! 살점도 도톰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네. 내 입맛엔 소금으로 간을 한 소금구이가 딱 맞는 것 같아.”

    “그래? 난 양념장을 덧발라 구워먹는 양념구이가 더 맛있는 것 같은데? 느끼한 것도 덜 하고.”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찾게 되는 보양식. 그중에서도 풍천 장어는 원기회복에 그만이라 찬바람이 불어와도 끄떡없다.

    “오늘 장어 제대로 맛보고 간다. 올 겨울은 한파, 눈보라가 몰아쳐도 끄떡없겠어. 벌써부터 몸에 기운이 가득 찬 것 같은데?”

    “벌써? 어디보자. 정말 그런 것 같은데? 내년 여름에도 꼭 다시 찾아와 원기를 보충하고 가야겠다. 그때는 가족들과 함께~”

    비릿한 맛에 흙내가 난다고 꺼리는 분들도 풍천장어 한 점을 먹고 나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에 두말 않고 한 점을 더 집는다고 합니다. 장어 본연의 고소한 맛을 즐기고 양념을 더해 감칠맛까지 느끼면 그보다 더 좋은 호사가 어디 있을까 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바닷바람 몰고 와 고소함과 뻘의 흙내가 묻은 풍천장어는 보양식을 찾는 성인뿐만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들이나 수험생에게도 좋은 영양식입니다. 뜨거운 태양아래 지친 몸을 달래고 싶다면, 찬바람이 불어 몸이 허하다면 고창의 힘! 풍천장어를 탐하러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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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의 맛, 현대의 멋

    전통의 맛, 현대의 멋

    지역대구광역시 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전통의 맛, 현대의 멋

    • 프롤로그
    • 1.전통의 맛과 현대의 멋의 공존
    • 2.‘골라, 골라!’
    • 3.왁자지껄, 칠성시장의 밤
    • 4.곰탕 한 그릇 뚝딱
    • 5.군침이 ‘꿀꺽’! 장어의 참맛
    • 6.윤기가 좔좔, 족발의 진짜 모습
    • 7.타닥타닥 타 들어가는 연탄불 위의 별미
    • 8.칠성 시장 최고의 별미는?
    • 에필로그

    전통의 맛, 현대의 멋

    - 대구광역시 북구 -

    전통시장은 우리나라의 화폐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에 위치한 칠성시장은 그 이름만큼이나 별들의 천국 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전통적인 시장의 분위기와 더불어진 현대적인 운영과 깨끗한 환경은 대형마트 시장에 익숙해진 젊은 사람들의 발길마저도 돌려놓습니다. 하지만 더욱 특별한 것은, 칠성시장 속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별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의 미션! ‘대구 칠성시장 속 최고의 별미를 찾아라!’입니다.

    제철 먹거리가 즐비하게 늘어선 시장. 뿐만 아니라 도자기, 꽃 등등. 전통시장의 활기참이 가득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대구 말투가 정겹게 느껴진다.

    “저, 칠성시장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

    “칠성시장이요? 여기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이 한 구역이 다 시장이라고 보시면 되요. 골목별로 구분도 잘 되어있고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찾으시는 곳도 쉽게 찾으실 수 있을거예요.”

    해가 중천에 떴다. 상가 앞의 판매대에 덮여있던 천막들이 걷히고 시장의 활기가 살아난 것이다. 편안한 대형마트를 마다하게하는 칠성시장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지매, 이거 한 개 사 들고 가이소. 제철에는 제철 과일을 먹어야제. 하우스 이런데서 나오는 거는 맛이 없다카이.”

    “그래요? 그런데 너무 비싼데, 조금만 깎아주세요. 저쪽 가게가 더 싼 것 같은데요? 에이, 그러면 조금만 더 주세요. 네?”

    칠성 시장의 밤은 화려하다. 식당들은 저마다 가게 앞 길거리에 테이블을 내어놓았다. 젓가락이 부딪히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웃음소리가 더욱 활기차게 느껴진다.

    “아주머니, 이 앞에 앉아도 되나요? 가게마다 테이블이 나와 있으니, 식당 안에 앉기 보다는 밖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 맞고 싶네요.”

    “편한데 앉으이소. 가게 안에서 먹는 것 보다, 이래 밤바람을 맞으면서 먹으면 뭐든지 더 맛있게 느껴질겁니더.”

    구수한 냄새가 풍겨온다. 간이 잘 배있는 나물 몇 종류와 김치 등 차림새는 소박하지만, 칠성시장의 별미 곰탕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아지매, 국물 더 줄까요? “아, 감사합니다. 나물들도 참 맛깔나요!”

    “밥이 적으면 더 말하소.” “네! 오기 전까진 몰랐는데, 여기 맛집들이 참 많아서 칠성시장 들어서니 엄청 시장하네요.”

    최근에는 잘 볼 수 없었던 포장마차가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하지만 상반되게도 그 속에 앉은 사람들은 정장을 입은 젊은이들이 많다. 이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원들이 많네요? 좋은 식당도 많고, 가격도 더 비싼 장어를 먹을 수도 있을 텐데, 왜 이렇게 시장에 있는 골목까지 찾아오는 걸까요?”

    “우리 장어가 맛나제. 뭐 딴데 가서 먹어봐야 양도 적고, 비싸기만 하다 아입니까. 맛도 좋고, 양도 많고, 싸고! 카니까 여기까지 와서 먹는 것 아니겠습니꺼.”

    입구에 들어서자 구수하고 짭짤한 족발냄새가 침샘부터 자극한다. 장갑을 낀 손으로 족발을 써는 주인들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사장님, 여기 족발 2인분만 주세요.”

    “예, 지금 썰어 드릴게요. 족발은 미리 썰어 놓는 것 보다 이래 바로 썰어서 먹어야 맛있다 아입니까. 그래야 촉촉하고 더 고소하다 아입니까. 먹고 갈꺼라예?”“아, 포장해주세요!”

    알싸한 연기가 코끝에 닿는다. 점포 앞 화덕에서 불에 직접 구워지고 있는 석쇠 불고기는 타닥타닥, 불에 익어가며 점점 그 맛의 궁금증을 유발해낸다.

    “와, 고기에서 정말 ‘불 맛’이 난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군요! 얇은 고기가 직접 연탄불 위에서 구워져서 그런지 색도 독특하고 향도 너무 좋아요. 특히 맛은 더욱!”

    “밖에 화덕에 보면 알지예. 세월의 흔적이 쌓여가지고, 주변에 재도 널려있고 화덕에는 기름때도 묻어있고. 저 흔적들이 고스란히 이 맛의 비결 아니겠습니까.”

    많은 종류의 음식들이 골목을 형성해 저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칠성시장.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너무 많이 먹었나봐! 배가 너무 부르다. 그래도 여기서 먹은 음식들은 다 맛있었던 것 같아. 시장 구경을 하면서 먹었던 주전부리들도 너무 좋았고, 낮에도 밤에도 먹고싶은 별미들이 가득 한 칠성시장은 정말 최고인 것 같아!

    "다음에 또 와서는 무엇을 먹어야할까? 음, 나는 다 먹을테야!”

    생각보다 칠성시장의 규모는 거대합니다. 조그만 시장을 생각하고 들렸다가는 이 맛난 별미를 모두 맛보기도 전에 지쳐버릴지도 모르니 미리 각오를 하고 가는 것이 좋겠네요. 여러분은 어떤 별미가 가장 맛있어 보이나요? 칠성시장의 역사만큼이나 차곡차곡 쌓여온 음식문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별미와 함께 시장의 분위기, 전통시장 특유의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은 여러분의 배고픔을 가득 채워 줄 것입니다. 가장 맛있는 별미를 고르기위해, 칠성시장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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