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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새가 꼭 감의 잎 그것과 닮았다. 펄럭일 때마다 코끝에서 달달한 향이 가득하다.
연꽃밭 한가운데에 정자 하나, 자리를 지키고 섰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시간 속에서 진흙에 잠긴 발만 동동.
오랜 죽음은 아름답고 고고하다. 묵묵히 옮겨 둔 돌덩이가 아직, 지금도 이 자리에 남아 있다.
꽃이 진 것이 못내 아쉬웠는지, 누군가 꽃을 피워 두었다. 모양새 때문인지, 그 마음 때문인지 향기가 없어도 여전히 아름답다.
바닷가로 옮긴 살림들이 올망졸망하다. 새로운 집에서는 어떤 달콤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을까.
부지런하다는 말 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경이로움. 소담스럽고도 화려한 한 다발.
왕으로 기억되지 못하고 이곳에 묻혔으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어미를 잃은 그의 슬픔.
하늘을 품지 않은 방초정은 그럼에도 푸르다. 주름진 풀밭이 오늘따라 유독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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