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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풀이 내는 소리인줄 알았더니 너였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애꿎은 풀만 사각사각.
풍경도 환생을 한다. 흙이 절이 되었다가, 다시 흙이 된 고운 자리.
봉오리를 올려내기도 전에 핀 꽃들의 색깔이 선명하다. 높낮이가 다른 목소리들이 건네는 꿈 이야기들.
분명 물밑에서 쓸려왔을 돌들이 쌓여 뭍이 되었다. 언제 또 잠길지도 모르는 곳에서 그렇게 숨을 죽이고 있다.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은 한 발 내딛을 때마다 그 울림이 고스란히 가슴으로 옮겨져, 눈부신 풍경을 마주하면 입술 틈새로 새어나온다.
몇 번의 계절과 몇 번의 풍경이 흘러갔을까. 여전히 그 자리에 허리를 꼿꼿이 세운, 그래서 아름다운.
산 속에서 곧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할 수 있다는 사실. 산 속에서 산이 아닌 곳을 걷는다.
이 커다란 굴을 어찌 곡괭이만으로 뚫었을까. 아픔을 나누지 못하는 아픔이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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