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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생 땅에서 나고 자라 겨우 그곳을 떠난다 싶었는데 마른 몸 한 데 엮여 다시 한 번 땅에 딛기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의 재치가 바닥에 창을 내었다. 오르는 계단을 따라 고운 구름이 펼쳐지니, 어느 곳을 보아도 모두 하늘이다.
성벽을 유지하고 있는 돌 하나하나가 처음부터 저리 둥글진 않았을 터. 누군가의 각오가 없었다면 이곳을 지킬 수 있었을까.
어쩌면 저 물줄기가 더 푸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하늘이 강을 품은 걸지도 모르겠다.
같은 방향으로 돌아가는 두 바퀴는 평생 만나는 일도 맞물릴 일도 없지만 늘 같은 곳을 향해 간다.
햇살이 내리는 곳에서 그늘이 지는 곳까지 길이 이어졌다. 어느 쪽에 서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길목이다.
어지러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날개 한 번 부딪치는 일이 없다. 부딪치는 일 없이 서로의 날개가 교차한다.
커다란 제 집을 어디에 두고 여기에서 홀로 돌고 있는지. 그럼에도 맑은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퍽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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