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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사리 서로를 바라보지 못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럼에도 그림자를 늘여 보는 그 마음이 애달프다.
오래된 집들에서는 종종 숨바꼭질이 벌어지곤 한다. 올려다보니 문득, 모퉁이에 소담스레 꽃이 피어 있다.
손목시계를 보며 언제쯤 버스가 올까 가늠하다가 문득 입안 가득 고이는 침에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바다마저 잠재운 곧은 마음을 만나러 가는 길. 서툰 짐작에 대한 염려에 걸음이 느려진다.
어떤 종류의 흔적들은 항상 마지막으로 다녀간 이를 닮는다. 제각각인 것들마다, 어떤 걸음으로 걸었을지를 상상해 본다.
통과하기 위해 살아가는 삶은 찰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덧 없는 것인데도.
이곳을 걷고 있으면 어디선가 우당탕탕,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온다. 영원한 앙숙이자 친구인 그들이 지치지도 않고 골목을 누비고 있다.
빈 땅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아마 누군가는 한참을 고민했을 것이다. 옥색으로 맑아 비쳐내는 것들마저 아름다운 이곳, 탁월한 선택이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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