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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땅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아마 누군가는 한참을 고민했을 것이다. 옥색으로 맑아 비쳐내는 것들마저 아름다운 이곳, 탁월한 선택이랄 수 밖에.
줄 하나 내려놓고 후후 입김으로 언 손을 녹여본다. 걸려도 그만, 놓쳐도 그만.
예기치 못한 풍경과의 만남. 어느 순간에 멈추어 서더라도 특별한 장면을 마주할 수 있기를.
올려다보이는 풍경에 눈이 시리다. 풍경이 한 점 한 점 떨어져내리는, 잊지 못할 순간들.
하늘과 하늘 사이에 산줄기가 버티고 섰다. 산이 야속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비록 나무라 하여도 부부이기에, 그렇기에 언제나 둘이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햇살을 받을 것.
언제부터 어깨를 맞대고 서 있었을까. 나무들과 울타리,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까지.
녹이 슨 기찻길 사이로 인사를 주고받았을 너는 이제 과거의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부서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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