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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물가 위를 보고 있자니 발바닥이 가렵다.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자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가장 먼저 소원을 빌기 시작한 이가 누구일까. 차례로 덧입혀진 마음들이 꾹꾹 눌러담겨 있다.
화려하게 장식하고 귀하게 모셔야 진심인 것은 아니다. 자그맣게 밝혀진 귀퉁이가 아름답다.
눈을 떼면 둥실, 날아오를 것 같은 풍경의 한 귀퉁이. 마음 속으로 눈싸움을 시작해 볼 때가 왔다.
오가는 이를 막지 않으려는 마음일까, 머리 위의 담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본다.
눈앞에 펼쳐진 삶의 염증이 곪아 견디기 힘들어질 때가 있다. 끝내 그리워질 수밖에 없도록 멀리 떠나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두었는데 고개만 꾸벅. 예의를 잊고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을 뻔 했다.
높은 줄 알고 올랐더니 구름보다 낮다. 지나온 길 내내 나를 가리던 것이 나무가 아니라 구름의 그림자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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