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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마련된 즐거움에 웃음이 핀다. 가지런한 꽃길만큼 바지런해지는 발걸음.
저 여린 빛깔의 창마다 자리한 소리 없는 아우성. 이리도 조용히 꿈이 필 수 있을까.
진즉 꺼진 불빛, 전에는 무슨 색을 내며 빛났을까를 생각하다 그만두었다. 다시는 켜질 일도 없기에.
다녀간 이들이 남긴 뿌연 발자국만큼 막연해지는 마음. 그 가운데서 귀를 기울이면 문득, 바다에서도 목탁소리가 들린다.
동네를 쏘다니던 어린 시절 이후, 해가 저무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 것이 드물다. 내일을 기약하며 돌아서는, 저물지 않은 발걸음.
아무렇게나 놓여진 돌 사이를 흐르는 소리가 내 마음에도 흐르기 시작했을 때, 조용히 눈을 감아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푸른 그라운드가 펼쳐져 있다. 뜀박질을 할 때마다 풀잎에 흙이 섞여 나뒹구는 그라운드가.
낯선 지표들 앞에 망설여본다. 어느 꼭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해야 잊히지 않을 기억을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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