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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싸 안으려 벌린 두 팔 사이의 간격을 좁힐 수 없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여린 마음 때문이 아닐까.
무수히 많은 관중석이 새까맣게 칠해졌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함성이, 열정을 넘어 흥분으로 달아오르던 이곳의 기억을.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모든 것이 완벽히 맞아 들어갔다. 무너지는 것도 잊은 채 언제까지고 그곳에 있을 것만 같다.
빛 바랜 네게서 시선을 앗아간 세월이 무심하다. 갈라진 틈새가 파고든 상처가 너를 더욱 값지게 만드는데도.
언제쯤 차 오를까. 덩굴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아치에 웃음이 배어있는 듯 하다.
외로워서 화가 난 걸까 아니면 누군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걸까. 어느 쪽이든 다음에 떨어질 낙엽을 기다리자.
흐린 시야 너머로 산등성이가 붉게 타오르는 게 보였다. 하얀 구름이 짙어질 정도로 눈부신 오늘이 떠오르고 있다.
소설만큼이나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해지는 풍경. 책장을 넘기듯 조용히, 풍경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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