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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 나란히 벽에 머리를 맞댄 채 무슨 궁리들을 하고 있는지. 생각이 상상이 되고, 상상이 웃음이 된다.
구름마저 이곳에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 멀리서 억새풀 요란히 흔들리며 손짓한다.
보일락말락, 수줍게 몸을 숨긴 물길 하나. 인사를 반갑게 받아줄지, 입술이 홀로 달싹인다.
높은 곳에 지어진 이유는 내려다보기 위하였으나 올려다보는 까닭은 지붕 밑 그림자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물길을 따라 길이, 그 길을 따라 빌딩숲길이 났다. 나란히 이어지는 바른 길들이 신기할 따름.
누가 이리 반가운 길을 열어 두었을까. 저 멀리, 빛나는 섬을 향해 가는 길.
뿌리와 껍질을 바구니에 모아 진열해 놓은 곳이 있다. 자연이 키운 것 중에서 버릴 것 하나 없다.
저수지에는 물만 모이지 않는다. 그 물을 따라온 햇빛도 구름도, 물고기도 모두 이곳 밑바닥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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