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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내다보고 있기에 저리 높이 솟았을까. 먼 시선, 그 너머로 비치는 것들을 상상해 본다.
쉽사리 서로를 바라보지 못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럼에도 그림자를 늘여 보는 그 마음이 애달프다.
걸음을 멈추게 하는 상상력. 모르는 체 속아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안으로, 안으로만 닫혀드는 마음. 고운 손으로 거친 돌덩이들을 옮기며 몇 번을 주저앉아 울었을까.
쌓일 수만 있다면 어디든 내려앉고 싶을 때가 있다. 틈새에서 바스락거리며 부대끼고 싶을 때가 있다.
노랗게 물드는 하늘과 연분홍빛으로 물드는 땅. 낯선 벽이 꿈속의 봄빛을 입고 있다.
건너편의 무엇을 잇기 위해 저리도 촘촘히 띄워졌을까. 점점이 늘어선 그 모양새대로, 시선이 이어진다.
이 길을 걸으며 웃을 수 있는 이가 있었을까. 절로 느려지는 걸음에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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