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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로 솟은 저 가지보다 물 밑에 잠긴 뿌리를 걱정한다. 싱그러운 잎을 지녔음에도 썩어갈 뿌리를 생각한다.
연꽃이 만개하는 것이 언제쯤일까. 떠나기도 전에 다시 찾고 싶어지는 이끌림.
눈이 부신 것이 단지 빛깔 때문이랴. 숨을 죽여 다가 서는 걸음이 조심스럽다.
쉬고 싶으면 언제든 앉기만 하면 된다. 쉼터가 많을수록 길은 한산해지는 법이고, 발자국은 줄어든다.
저렇게 많은 열매들을 매단 연유가 무엇일까. 문을 밀치고 들어서는 어린 이와 팔 벌려 맞는 늙은 이의 웃음을 상상한다.
산에 다녀간 이들이 마음 한 조각씩을 남겨두고 갔다. 산 속에 쌓는 또 다른 산, 산을 오르며 산을 본다.
그래야만 했을까. 그렇게 했기에 지금 저 곳에 있는 거겠지. 뿌리가 바위로 변할 때까지 그래야만 했던 거겠지.
해에게서 흘러나온 물길이 눈앞을 휘돌아 흐른다. 이렇게 고즈넉한 풍경 앞에서 무엇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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