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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에 서린 유학의 향기, 향교와 서원을 가다


거창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이라는 3대 국립공원 사이의 내륙산간지역에 위치해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여러 산이 둘러싼 분지의 특성상 산들이 주름처럼 겹쳐지는 계곡들도 많다. 그래서일까, 거창에서는 조금만 나가도 정자와 누대를 만나기 쉽다. 정자와 누대가 많다는 것은 이곳에 선비문화가 확립되어 있었다는 것과도 연결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문화재가 바로 거창에 산재해 있는 서원들과 향교다.

                    
                

유교사상을 배우다, 향교

  • 거창향교의 춘장대는 자칫 외삼문으로 착각할 수 있다.

    1415년에 창건된 거창향교는 명륜당을 조성하여 지방 자제를 교육하던 곳이다.

거창군 거창읍 가지리에 위치한 거창향교는 조선 태종 15년인 1415년에 창건된 교육기관으로 현재 경남 유형문화재 제230호에 지정되어 있다. 조선 시대의 향교는 고대 삼국시대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삼국 중 가장 먼저 국가의 수준에 도달한 고구려가 왕경에 태학(太學)을 두었던 것, 그리고 뒤를 이어 백제와 신라가 각각 박사와 대학을 세웠던 것이 조선 시대에서는 향교라는 교육기관으로 나타난 것이다. 국가에서 각 지역에 향교와 같은 기관을 세운 것은 새롭게 만들어질 정치이념과 권력구조의 모형을 교육 속에서 확보하고자 한 것이다. 삼국시대 이후 통일신라, 고려, 조선 시대를 거치며 그전까지 상징적 기능만 있다고 생각되던 유교적 이념과 정치구조가 조선 시대에 이르러 새로운 시대의 지표로 인식되며 함께 발전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향교 교육은 조선 시대에 행해진 과거제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제도가 조선이 내세운 유학교육의 성과를 수렴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때, 지방 유학교육은 과거제와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향교는 고려의 멸망, 그리고 조선의 개국과 함께 정책적으로 교육적 기능과 문화적 기능을 두루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따라서 향교의 전반적 설명은 조선왕조에서 전개된 역사상을 중심으로 설명해야 한다. 특히 거창향교는 창건 이후인 1574년, 현감 장문한 명륜당을 조성해 지방 자제를 가르치는 교육의 장 역할을 했다. 지금도 향교 안에는 2개의 학교 법인이 있으며 중학교 1개와 고등학교 3개가 육영사업을 하고 있다. 새로 지어진 충효회관에서는 전통예절과 유교사상 체험이 가능하다. 

 

거창향교의 춘장대는 자칫 외삼문으로 착각할 수 있다.

향교에 얽혀있는 건물들의 의미와 배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거창향교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전국에 설립된 대부분의 향교가 대성전과 명륜당을 기본으로 갖추고 거기에 동재, 서재 내지는 동무, 서무 등이 함께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몇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외삼문과 내삼문, 홍살문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건물들이 갖춰져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해당 향교의 시설과 규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거창향교의 경우 조금 특이한 건물이 있다. 크고 웅장한 자태가 마치 외삼문 같아 보이는 춘풍루가 그러하다. 춘풍루는 여름철에 수업을 진행하거나 일과가 끝난 뒤 향교생들이 모여 여가를 보내던 공간이다. 이름 자체도 '봄바람'이라니 더운 여름철, 너나 할 것 없이 봄바람을 그렸을 그 시절이 절로 연상된다.


 

조선 시대 유림들의 또 다른 근거지, 서원

  • 덕천서원은 계절마다 다양한 얼굴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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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천서원은 계절마다 다양한 얼굴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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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서원은 계절마다 다양한 얼굴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거창군에는 향교와 비슷한 역할을 했던 서원 또한 여러 곳이 혼재해 있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는 덕천서원을 비롯하여 영승서원, 오례서원, 용원서원 등은 거창군의 각 지역에 설립되어 있으며,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었음과 동시에 많은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는 사당의 역할도 수행했다. 이중 덕천서원은 웅곡마을과 장팔리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거창 시내에서 찾아가기 쉬운 곳에 자리해 있다. 주변을 둘러싼 풍광이 아름다워 꾸준히 사람들이 찾는 곳 중 하나로 알려진 곳이다. 특히 소류지를 둘러싸고 벚꽃이 필 때면 규모는 작지만 물과 나무, 고건축물이 어울려 쉽게 보기 힘든 분위기를 자아낸다.
 
덕천서원은 1979년 이학두 씨가 선조들을 기리기 위해 1만여 평의
부지에 조성한 서원이다. 경내에는 정면 4칸, 측면 1칸 규모의 덕천서원, 정면 3칸 측면 2칸의 덕산정과 관리사가 있으며,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건물답게 매점을 겸한 식당도 있다. 사실 덕천서원은 역사적인 측면에서 보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도 있는 곳이다. 보통의 서원이 지방의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사립 교육기관에서 출발하는 것이 보통인 반면, 덕천서원은 처음부터 조상들을 기리는 목적에서 세워기 때문이다. 서원의 기능을 학문 연구와 선현제향,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면 덕천서원은 선현제향에 더욱 커다란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어떤 의견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관람객의 몫이다.

이러한 역사를 알고 보면 덕천서원을 살펴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게 느껴질 것. 더욱이 본디 서원이라는 기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비교해보는 것도 덕천서원의 차이점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 것이다. 중국의 서원이 교육을 위한 사립학교의 기능에 가까웠다면 조선의 서원은 사립학교인 동시에 향촌사림의 정치적·사회적 기구로써의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덕천서원은 독특한 위치를 지닌 거창의 또 다른 볼거리로 존재한다. 거창 유원지 안에 위치해 연계관광이 쉬운 것도 큰 장점이니 거창에 방문한다면 덕천서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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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유교 문화가 깃든 거창군! 이곳에 남아 있는 유교문화의 흔적을 찾아 향교와 서원으로 떠나볼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1월 2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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