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건국과 역사를 함께 한 김산향교

김천예술고등학교의 인근에 위치해 있는 김산향교는 조선 태조 1년에 창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조선의 건국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는 향교라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현재의 김산향교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던 것을 인조 때에 이르러 중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성전, 동무, 명륜당, 동재와 서재, 내삼문과 외삼문 등이 남아 있다. 김산향교의 진가는 각 건물을 주의 깊게 돌아보다 보면 자연스레 느낄 수 있다. 중건한 지 수백 년이 넘은 향교의 곳곳은 빛깔이 곱게 낡아 있다. 향교의 건축 양식을 공부하기에도 이 김산향교가 도움을 줄 것이니 천천히 옛 교내를 들여다 보도록 하자. 

다른 향교에서와 마찬가지로 대성전에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우리나라 성현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세월이 흐르며 교육 기능은 자연히 사라지고 제사 기능만이 남아있었으나, 김산향교에서는 하계 예절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과의 호흡에도 힘쓰고 있으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 또한 김산향교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이기고 우뚝 서다, 개령향교

개령향교는 현유의 위패를 봉안 및 배향하고 지방민들에 대한 교육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성종 4년에 창건되었다. 다른 향교들에 비해, 개령향교의 역사는 다소 파란만장한 편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1609년에는 수해를 크게 입어 이전을 감행해야 했으며, 1837년에 이르러서야 현재의 위치(개령면 동부리)로 다시 옮겨졌다. 잠잠한 세월은 백 년을 채우지 못했다. 일제시대 말기에는 금산향교에 폐합되어 이름을 잃었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현재 만나볼 수 있는 개령향교는 1946년에 이르러 다시 복원된 것이다. 개령향교에는 대성전과 명륜당, 내삼문가 외삼문, 그리고 교직사가 현존하고 있으며, 나머지 건물들은 험난한 세월을 지나는 동안 소실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더더욱, 개령향교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알고 있다면 담담히 서 있는 건물들이 대견하기까지 할 것. 개령향교의 대성전은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 119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니 개령향교를 들러가는 김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대성전의 아름다움을 찬찬히 살펴보지 않을 수 없겠다. 

 

잃었던 이름을 되찾다, 지례향교

지례향교는 정확한 창건 연대가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세종 8년에 명륜당이 창건된 것으로 보아 조선 초기에 창건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개령향교와 마찬가지로, 지례향교의 역사 또한 그리 순탄치는 않은 것이었다. 지례향교 또한 일제시대에 김산향교에 폐합되었던 전적이 있으니 말이다. 허나 지례향교의 복원은 빠른 편이었다. 지례향교가 본 모습을 되찾게 된 것은 1920년의 일. 한국전쟁 때에는 대성전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이 또한 전후 수 년 안에 개수되었다. 현재 지례향교를 찾으면 단아한 분위기와 멋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아름다운 풍경 뒤에 숨겨진 아픈 세월이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게까지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