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는 남도 음식문화의 본 고장이다. 특히 곰탕거리·장어거리·홍어거리 등 3대 맛 거리가 있다. 이 세 음식은 나주를 대표하는 음식들이다. 셋 중 어떤 맛이 더 좋은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각기 다른 맛의 매력이 있다. 시크한 홍어, 터프한 장어. 어기에 섬세한 곰탕까지, 다양한 맛을 뽐내는 고장이 나주다.
코끝까지 톡 쏘는 알싸한 맛이 일품인 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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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인들은 삭힌 홍어를 즐겨 먹는데 탁주 안주로 곁들여 먹는다. 잘 삭힌 홍어는 코감기에 걸린 사람의 코도 뚫어준다. 그만큼 냄새가 강하다. 퀴퀴한 냄새 때문에 처음 홍어를 접한 사람들은 먹기 망설여지지만, 이내 한 입 두 입 넣으면 중독성이 생겨 계속 먹게 된다. 자연스럽게 숙성된 홍어는 진한 풍미가 더해져 홍어의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톡 쏘는 암모니아 향에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며 영양분까지 풍부하다고 하니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주는 건강식이라 할 수 있다.
나주 영산포 홍어거리는 하나의 음식문화단지다. 삭힌 홍어는 우연히 나주와 인연을 맺게 됐다. 고려 말 흑산도를 비롯한 전라도 섬에는 침입이 잦았다. 늘 생명의 위협을 받고 살던 섬 주민들이 강을 따라 뭍으로 거슬러 왔는데, 그곳이 바로 나주 영산포였다. 영산포로 건너온 이들의 어로활동은 더욱 활발했다. 하지만 흑산도에서 영산포까지 뱃길로 5일 이상 걸렸다. 더운 날이면 생선이 썩어, 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홍어는 먹어도 아무런 탈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삭힌 홍어는 영산포의 특산물이 된 것이다. 영산포 홍어는 맛이 깊어 홍어 중 최고로 친다.
영산포 선창 옆에는 ‘영산포 홍어거리’가 있다. 이곳에서는 600여년 홍어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숙성 홍어의 본고장’ 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영산도 홍어는 먼 뱃길을 따라 올라오는 사이에 자연 발효돼 독특하고 절묘한 맛을 내는 웰빙 식품이다. 한때 영산포는 호남 최대의 포구였다. 하지만 1981년 산업화 과정에서 하굿둑이 막힌 후 뱃길이 끊겼다. 배는 없지만 사공은 남는다고 했나. 영산포는 홍어와 젓갈 집산지로서의 유명세는 여전하다.
이렇게 영산포 홍어의 맛은 입소문으로 퍼졌고, 심지어 임금님 진상품으로 올려졌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잔칫집 음식에서 홍어가 없으면 잔치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홍어는 전라도민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 삭힌 홍어회 맛을 안다면, 암모니아 냄새가 머리털까지 곤두서게 하는 홍어애나 홍어튀김도 먹어봄 직하다. 더불어 4~5월에 나주를 찾는다면 영산강변에서 열리는 영산포 홍어축제도 즐겨볼 만 하다.
역사와 전통의 깊은 맛 구진포 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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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구진포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지역으로 장어가 유명한 곳이다. 구진포 장어는 미꾸라지를 먹고 자라 맛이 뛰어나고 건강에도 좋다. 구진포 장어가 맛있는 또 다른 이유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구진포는 오랜 내력과 깊은 손맛을 지닌 장어 전문점이 여럿 있다. 맛의 본 고장답게 장어거리도 형성돼 있는데 영산강 강변을 따라 13개의 장어 요리 집이 영업을 해오고 있다. 맛깔난 밑반찬은 기본이고, 뜨겁게 달군 철판에 노릇하게 구운 장어를 상에 올린다. 장어는 대표적인 건강음식으로 몸보신으로 많이 먹는다. 이런 이유로 나주는 예전부터 장수마을로 통했다. 또 이 고장은 유독 유명인들을 많이 배출했는데 세종 때 한글 창제를 도운 신숙주, 거북선을 발명한 나대용, 천재시인 임제, 조선 성종 때 ‘표해록’을 지은 최부 등을 배출했다.
품격이 다른 나주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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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육류 문화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정착된 것이 나주 곰탕이다. 나주 곰탕은 좋은 고기를 삶아 국물을 우려내기 때문에 다른 지역 곰탕과 비교해 훨씬 품격 있는 곰탕 맛을 볼 수 있다. 나주는 소뼈를 양파, 마늘과 함께 24시간 동안 삶아 그 육수로 국물을 만들어 둔다. 사태와 양지머리는 따로 삶아 고기를 결대로 찢어 놓고 파의 파란 부분은 가늘게 다져 분량의 재료를 담아 양념을 만든다. 끓는 육수에 삶은 고기와 다진 파를 얹고 양념을 추가하면 나주 곰탕이 된다.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남도 음식문화의 본 고장인 나주! 나주를 대표하는 홍어, 장어, 곰탕을 맛보러 떠나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7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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