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비경을 가진 불암산과 수락산, 노원을 품다,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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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비경을 가진 불암산과 수락산, 노원을 품다


북쪽으로는 수락산이, 동쪽으로는 불암산이, 남쪽으로는 북부간선도로가, 서쪽으로는 중랑천 둔치에 조성된 동부간선도로가 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노원구는 과거에도 그랬듯 서울 동북의 교통 중심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마들 벌판에 들어선 아파트와 주택단지가 대단위로 주거지를 형성하고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이 통과하는 노원역 일대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산과 들, 가람이 절묘하게 배합하고 있어 쾌적한 녹지공간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공간으로 결코 손색없는 곳이 바로 이곳 노원이다. 그 중심에는 수락산과 불암산이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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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수락산은 대단위 아파트와 주택단지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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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으로 보이는 불암산은 이름 그대로 모자를 쓰고 있는 부처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불암산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걸어라!

불암산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수락산까지, 노원을 대표하는 두 산행코스를 본격적으로 밟아본다. ‘스님의 모자(송낙)를 쓴 부처 형상’이라는 뜻의 불암산(弗岩山)은 정면에서 바라보면 거대한 바위 덩어리가 떡 버티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아는 사람은 잘 알 것이다. 똑바로 바라보며 산을 오르는 맛이 제법 쏠쏠하다는 것을. 대게 등산 마니아들은 ‘불수도북(佛水道北)’이라고 해서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까지 4개 산행코스를 연속으로 즐긴다고 한다. 어쨌든 중계동 영신여고에서 시작해 학도 암을 거쳐 40여 분 올라가다보면 전망대에 당도할 수 있다.

 

불의 시대를 살았던 불암산

그렇게 한 시간 채 못 돼 학도 암에 당도해서 조금 내려가 갈림길에 당도한다. 하산하는 길은 아니다. 다시 북쪽으로 향하면 서서히 가팔라지는 능선을 따라 한 시간쯤 더 올라가면 해골 혹은 뭉크의 절규처럼 기묘한 얼굴을 한 바위를 만나는데, 이름하여 ‘풍화 바위’(풍화혈)다. 포유 암이 떨어져 나가거나 작은 홈이 파인 뒤 습기와 대기 속 염분이 오랜 세월 조금씩 침식한 흔적인데, 이런 바위가 지천에 깔렸다. 화강암 돔이 시작되는 근처와 정상에는 밭이랑 모양으로 오목하게 파인 침식지형 ‘그루브’ 암벽도 눈길을 끈다. 지하수 또는 눈 녹은 물이 경사면을 서서히 타고 흐르면서 패인 자국들이다. 불암산에 돔 구조가 많은 이유는 화강암에 지면과 평행한 방향으로 절리가 발달해 양파껍질처럼 벗겨져 나갔기 때문이다. 바위가 한 꺼풀 벗겨진 곳에는 평평한 암벽이 형성된다. 

 

‘깔딱깔딱’ 숨몰아 쉬고 ‘엉금엉금’ 기어 정상까지 

풍화바위를 지나면 작은 성하나가 나온다. 크기만 놓고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될 고구려가 쌓은 불암산 성이다. 하지만 전투 끝에 결국 이 성터는 신라가 접수하게 된다. 능선이 더욱 가팔라지는 위치에 ‘깔딱 고개’가 나오지만, 고맙게도 어느새 계단길이 나 있어 오르기 제법 편하다. 계단이 없었다면 그야말로 숨이 ‘깔딱’ 넘어갔을지 싶다. 이어 바위 벼랑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 키 작고 몸은 구부정 휘어졌지만, 품격이 느껴지는 한 소나무를 보면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거의 기어가듯 엉금엉금 내려오다 보니 방금 소나무가 서 있던 바위가 ‘거북바위’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다시 잘 정돈된 나무계단을 만나 오르면 불암산 정상(508m)을 마주할 수 있다. 마들 평야와 동쪽 별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상이다. 

여기서 여러 갈래의 하산 길을 택해 유유히 내려오는 것도 좋지만, 수락산 정상(638m)까지 종주를 계획했다면 그대로 진행해보는 것도 좋겠다. 약 5㎞에 이르는 완만한 북상길이라 결코 만만한 산행은 아니다. 중랑천, 부용천, 백석천, 회룡천 등 4개의 하천과 화강암 능선이 아름다운 수락산은 이름처럼 여성적이다. 마치 불암산이 백운대에 비견되는 것처럼 수락산은 도봉산에 비견될 정도로 여성적이다. 수락산 등산코스는 4개 코스가 있는데 대개 수락폭포 쪽으로 내려와 지하철 7호선 장암역에 당도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이 밖에도 경기도 의정부시와 남양주시 별내면 등에 걸쳐 있다. 한편, 현재 불암산과 수락산 두 개의 산행코스에 의정부 소풍 길과 북한산 둘레길 등이 연계된 명품 둘레 길도 2016년까지 만들어질 예정이다.

 

‘노원의 백미’ 느끼려면 산행의 시작은 노원역

불암산 등반은 대략 6호선 화랑대역에서 내려 불암사~불암 산장~깔딱 고개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북상 코스가 일반적이지만, 여유가 된다면 노원역에서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앞에서 언급했듯 노원의 중심지는 단연 노원역이다. 이곳은 단순한 역이 아니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광장이다. 화려한 조명과 짱짱한 음향시설을 갖춘 야외무대를 설치해놓고 누구나 원하면 무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노원 문화의 거리는 토요일 ‘차 없는 거리’와 결합된다. 그래서 수락산이건 불암산이 됐건 토요일에 출발을 하는 게 정답이다. 비보이, 락, 밸리 댄스, 변검, 마술 등 수준 높은 공연에 잠시 한눈을 파는 여유로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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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녹지 공간으로 둘러 싸인 노원구!
불암산과 수락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자연을 즐겨보자!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4년 11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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