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는 1967년 구로 1공단 설립을 시작으로 1970~80년대에는 신발, 의류, 중공업 등을 중심으로 한 노동 집약적 산업이 활개를 치면서 우리나라 수출 산업의 전진 기지로 자리 잡아 공단의 공동화가 진행됐다. 기적적인 변화도 있었다. 2000년부터 서울 디지털산업 단지로 이름을 바꾸면서 ‘공단’의 어두운 과거를 벗고 ‘첨단’이라는 희망의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하지만 구로구의 아픈 역사는 안양천에 고스란히 담겨 흘렀다. 서울과 경기도 13개 자치단체를 흐르는 각종 오염수를 다 받아내야 했던 안양천은 한때 오염과 악취의 대명사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2011년 안양천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3급수까지 회복됐다. 이제 구로구 안양천 둔치에는 각종 운동시설이 구비되고 메밀꽃, 유채꽃, 꽃창포 등 각종 꽃길이 놓이면서 온수잣절공원, 궁동저수지 생태공원, 계남근린공원 등 다양한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야생동식물의 천국, 온수 잣절 생태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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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개봉동 매봉산 일대에는 약수터, 생태 연못, 생태 습지원, 자연 학습장, 전통 정자, 파고라 등이 설치된 총 면적 8만7903㎡의 온수잣절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 공원은 과거 자연 환경대상 공모전에서 공원 및 녹지분야에서 최우수상(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실제 소나무 등 15종의 교목이 16주에 달하고, 눈 주목 등 22종의 관목 1만5000주, 기린초 등 37종의 초화가 5만7000본도 식재되어 민들의 휴식 및 자연 생태 학습장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밖에도 잣절 생태공원에 산개구리, 도롱뇽, 두꺼비 등 각종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다. 반딧불이의 출현으로 잣절 생태공원이 청정공원이라는 게 입증된 잣절 생태공원은, 일몰 후 1~2시간 사이 방문하면 반딧불의 모습과 개구리 울음소리로 한여름 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열악한 문화공간, 궁동저수지생태공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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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궁동의 서서울 생활과학 고등학교 앞의 약 2,200여 평 궁동저수지를 놓고 주민들은 더 이상 ‘동네의 골칫거리’라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금계가 알을 품은 듯한 천혜의 배산임수 조건까지 갖추고 궁동 생태공원으로 이용되는가 하면, 도시의 삶속에 지친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음악회 등이 열리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어지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와룡산 왼쪽 줄기로는 안동 권씨, 오른쪽 줄기인 청룡산으로는 전의 이씨 가문이 터를 잡고 살아왔다는 궁동저수지 일대. 과거 이곳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자 1943년 구 차원에서 저수지를 축조하고 구로공단의 공업용수와 식수로 물을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곳이 저수지로써의 기능이 다해가자 구로구는 2003년부터 전통정자와 산책로, 체육시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조성해 4년6개월여 만에 궁동저수지생태공원으로 새 단장했다. 다시 태어난 궁동저수지 생태공원은 열악한 주거환경과 휴식공간이 전무했던 주민들에게 이제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다.
옛날에는 교통의 요충지, 지금은 생태통로. 계남근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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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남근린공원은 1971년 개원한 44만㎡의 산지형 공원으로 구로구 고척동 주민들을 비롯해 신정동과 신월동 주민들까지 두루 즐겨 찾는 녹지공간이다. 하지만 1981년 목동 개발 시기에 개통된 신정로로 인해 공원이 둘로 나뉘게 되면서 공원 이용에 불편이 많았다. 제한된 공간에 시민들의 불편만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공원에 서식했던 동물들도 단절된 산자락 때문에 서식영역이나 이동범위가 감소하는 등 생존에 위협을 받아왔다. 이처럼 주민과 야생동물 이동통로는 물론 돌무더기, 장작더미 등 다양한 생물 서식처가 새롭게 조성됐다. 통로 연결부 주변에 소나무, 잣나무 등 20종이 넘는 산림수종이 보완되고 상부에는 팥배나무, 산수유 등 먹이식물을 심어 야생동물 서식환경을 만들어졌다.
계남 근린공원의 ‘계남’은, 인천 계양구의 ‘계양산 남쪽’에서 유래됐듯이, 공원의 생태통로 조성 또한 인천으로 가는 길목과도 많은 연관이 있다. 둘로 나뉜 공원이 생태통로로 인해 다시금 이어지게 되면서 삼국시대부터 소금교역로로 활용됐던 정랑고개도 복원된 것이다. 당시 서울에서 소금을 싣고 인천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던 이 고개는 중요한 교통 요충지였다. 군사적으로도 가교 역할을 해 현재 토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계남근린공원 생태통로는 도로 위에 둥글게 세운 뒤 파형강판 사이사이에 콘크리트 충전재를 부어 힘을 받게 하고, 그 위에 흙을 덮은 뒤 나무를 심는 방식으로 설계돼 기존의 교각 구조물 형태를 탈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사면을 창출하면서 그 아름다움은 그대로 살리고 과거 계남근린공원 자연 속에 더 동화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꽃길이 펼쳐진 곳에서 운동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구로구의 세 가지 공원 어때요? 야생동식물의 천국 온수 잣절 생태 공원과 궁동저수지 생태공원, 계남근린공원에서 휴식을 취해보아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1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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