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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옛 시간과 마주하다, 가덕도 외양포 일본군 포진지


작은 마을이지만 우리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곳, 외양포 마을로 가는 길은 아름답다. 특히, 마을이 자리한 섬인 가덕도는 남해안으로 흘러드는 낙동강 하구에 위치하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도보다 더 큰 섬이다. 2010년 가덕대교와 거가대교가 연이어 생기면서 이제는 육로로도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빼앗긴 마을에도 봄은 온다, 외양포 마을

‘연대봉 생태 터널’을 지나 바로 만나는 ‘대항 전망대’.

아름다운 해안을 끼고 달려가 가덕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연대봉 생태 터널’을 지나면 ‘대항 전망대’가 나온다. 그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대항포 앞바다에 펼쳐진 풍광을 본다. 항구가 있는 작은 어촌, 뱃길을 밝혀주는 등대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다. 오가는 객을 맞이하는 길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다시 발걸음을 뗀다. 그리고 도착한 외양포 올라가는 길목, 산길이 가파르다. 차를 버려두고 걸어 올라간다.
 

조용한 외양포 마을 초입.

가파른 산길을 지나, 평평한 길로 들어서자 저만치 보이는 작은 어촌마을.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 그래서 더 애잔하다. 저 조용하고 평화로운 작은 마을을 빼앗고, 통째로 그들의 진지로 만들고 대포 소리가 울리게 하다니. 새삼 일본의 만행에 차오르는 분노보다는 슬픔이 더 가슴을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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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본군 진지였던 마을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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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요새사령부 사령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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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적산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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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 때, 지붕이 날아가 새로 올린 가옥들.

마을 초입에 들어서자 표지판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사령관실, 병사 막사, 하사실, 헌병부 등 표지판을 보며 그 당시 이 집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알게 되고, 새삼 주의 깊게 집 주위를 둘러본다. 마을 집들의 모양새가 비슷하다. 낮은 지붕에 일본식 기와와 함석지붕, 작고 낮은 창문 위에 작은 챙이 드리워져 있다.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임을 알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외양포 마을에는 약 80호 정도가 거주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1904년 러일 전쟁이 한창이던 때, 격전을 대비한 포대 사령부를 건설하고 주둔하고자 일본군은 외양포 주민을 강제 이주시키고 마을 전체를 그들의 진지로 삼았다. 전쟁이 끝나고 일본이 패배하여 자국으로 돌아간 후, 마을 사람들은 다시 그들의 터전으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적산가옥이 있었다. 내쫓김을 당하고 집 없이 이웃에 얹혀 있거나 여기저기를 떠돌던 마을 사람들과 후손들은, 그곳으로 들어가 새로운 삶을 영위하기 시작하여 옛날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왔다. 지난 태풍 ‘매미’ 때 일부 가옥의 지붕이 날아가 개량된 곳이 몇 곳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원형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우리 지난 아픈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가슴에 새기다, 외양포 포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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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와 갈대로 뒤덮인 외양포 포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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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당에는 포를 설치할 수 있는 발사대 터와 탄약고 등이 보인다. 

마을 끄트머리 산등성으로 조금 올라가면 입구에 '사령부발상지지'라고 쓰인, 돌로 세워진 건립비가 보인다. 그간의 세월과 바람, 비에 씻겨 글자가 패인 채 알아보기 힘든 상태로 남아있다. 그곳을 돌아서면 확 트인 부지가 나온다. 순간 아, 하는 짧은 외마디가 나올 만큼 생경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아, 여기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포진지는 그야말로 요새였다. 마을에서 볼 때는 전혀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포진지 밖에서도 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

지금도 우거진 대나무와 갈대로 뒤덮여 있으니, 그 당시야 말해 무엇하리. 예전에는 이곳 마을 주변과 산 중턱이 모두 논밭이었다고 한다. ​그것을 일본군들이 마을을 온통 막사로 만들면서 나무들을 심어 놓았다. 자연 발생적으로 나무들이 자라고 막사 지붕에도 풀이 자라게 해 진지가 은폐되도록 한 것이다. 안마당에는 포를 설치할 수 있는 발사대 터와 탄약고 등이 보이고, 군인들이 머물던 내무반 자리도 그대로 남아있다.
 
불과 100여 년 전이다. 일본이 우리 조선을 침략하고, 우리나라를 발판으로 세계로 뻗어 나가고자 했던 그 야망의 자취가 이곳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비록 치욕스러운 역사이지만, 다시는 그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후손들의 역사 교육장으로도 오래 보존되기를 바란다.
 
돌아오는 길, 외양포 아래 대항마을은 평화롭고 활기차며 아름답다. 어찌 됐든 우리는 과거의 아픈 역사를 극복하고 눈부신 성장을 거두었다. 이 성장이 결코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던 마을 전체를 통째로 내어 줘야 했던 그 쓰라린 상처 위에 이루어졌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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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을 여행한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지요. 그 시간으로부터 현재의 내가 있음을 알게 되고, 또 나아가는 어느 시간을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김원희

발행2018년 01월 2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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