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와 어우러지다, 자연스러움의 대명사 '국고개 문화거리'  

일명 '국고개'라 불리는 공주의  이 고개의 특이한 이름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앞서 말했던 효자 '이복'의 이야기가 그러한데, 평소 어머니를 향한 효심이 깊던 이복은 어머니를 위해 국을 얻어 가던 중 국물을 다 쏟아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이복은 집에서 아무것도 못 먹고 있을 어머니 생각에 더욱 서러워져 넘어진 그곳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단다. 이렇듯 효심 가득한 이복의 이야기가 가득한 국고개는 최근 문화의 거리로 거듭나게 되었다. 옥룡동 사거리에서 구 읍사무소에 이르는 구간을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였는데 구간 곳곳에는 충남의 역사가 서려 있다. 1920년 지어진 (구)읍사무소 건물을 디자인 카페와 전시장 등의 문화공간으로 바꾸어 옛날보다 훨씬 세련되고 다채로워진 국고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을 것. 이러한 조성 노력을 인정받아 2010년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통령상까지 수상했다니 직접 보지 않고는 이 거리의 아름다움을 실감하기 어렵다.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좋고, 거리 곳곳마다 아름다움이 가득한 이곳, 공주 국고개문화거리에 숨겨진 이야기보따리들을 어서 풀어보자. 

 

사진으로 기록하기 좋은 아름다움의 산실, 공주 중동성당 

국고개문화거리를 걷다 보면 수많은 계단을 통해 언덕으로 올라갈 수 있는 문이 보일 것이다. 그곳은 바로 100여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공주 중동성당’으로 향하는 길이다. 공주 최초의 성당이니 역사적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깊은 곳.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근현대 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충분한 곳이니 가볍게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1897년 5월, 공주에 처음 자리 잡은 중동성당은 프랑스 선교사 기낭이 부임하여 활동하였다. 무엇보다 이곳의 백미는 고딕양식이 전해오는 이국적이고도 아름다운 건축미가 아닐까. 빨간 벽돌의 외관에서부터 전해오는 이국적인 분위기는 어딘지 모르게 따뜻함이 느껴진다.  

성당 꼭대기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종탑이 있고, 입구와 창의 윗 부분은 뾰족한 아치로 이루어져 있다. 내부는 중앙ㅇ에 여러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가 있고 양쪽에는 복도가 자리하는 구조이다. 전통적인 목조 건물에서 현대 건축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형태의 중동성당은 공주의 숨겨진 신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에 제격인 곳.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으니 참고해 두자. 

 

충남의 역사를 바로 보다, 충청남도 역사박물관 

중동성당만 공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일까? 주변의 또 다른 계단을 오르면 더 깊고 넓은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충청남도 역사박물관’이다. 공주뿐 아니라 충청남도 전반의 역사를 다룬 곳으로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시대의 역사를 아우른다. 박물관 건물부터 무언가 낯설지 않음이 느껴진다면, 그렇다. 이곳은 원래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었다고. 현재 총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박물관에서는 고문서, 고도자기, 서화류, 민속공예품 등 4만 571점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 자료들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그렇다고 눈으로 보기만 하는 지루한 박물관만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라. 조선시대 목판을 사용해 책을 만들어보는 '목판인쇄체험'과  승경도놀이, 쌍륙 등 이색 전통놀이를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 게다가 박물관 야외에는 투호나 제기차기, 굴렁쇠 등의 민속놀이를 즐길 수도 있으니 아이 또는 가족과 함께한다면 더욱 알차고 즐거운 여행으로 남지 않을까. 

 

기대 이상! 상상 이상! 즐길 거리로 넘쳐나는 거리

산 위로 나 있는 나무 계단을 오르면 만나게 되는 휴식동산. 이름 그대로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쉼을 만끽할 수 있는 이곳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언덕 아래로 보이는 공주 시내 전경이 참 따뜻하고 정감있게 다가온다. 여기에 매년 꽃 피는 봄이 되면 국고개문화거리는 더욱 시끌벅적해지니 바로 '국고개역사문화축제'가 열리기 때문. 국고개문화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통놀이 체험을 비롯해 거리 주변의 만개한 봄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새삼 설렘과 기대로 가득해진다. 기대 이상, 상상 이상! 즐길 거리로 넘쳐나는 이곳에서 보고, 듣고 즐기는 오감 만족 여행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