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에서 유래된 설화로 원홍장 설화가 있다. 소경인 아버지를 근방 동리에 소문이 날 정도로 알뜰살뜰히 모시다가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절에 시주했던 효녀 중의 효녀다. 아버지가 맹인이었다가 눈을 뜨게 된 것, 주인공이 배를 타고 서쪽으로 향한 것, 불교적인 믿음이 짙게 깔린 것 등이 심청전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 원홍장 설화가 특별한 것은 설화나 민담의 영역이 역사적인 기록으로도 남아있다는 데 있다. 곡성군에 위치한 관음사의 역사를 다룬 사적기에는 이 원홍장이라는 인물의 행적이 간략하게나마 정리되어 있다. 이 기록은 곡성이 심청의 고향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마을 구석구석, 심청 이야기 떠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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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한옥마을은 곡성군 송정마을 터에 조성된 스토리가 있는 한옥마을이다. 관음사 사적기에 나온 원홍장 설화는 꾸준한 고증을 통해 곡성군 송정마을이 심청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원홍장이 태어나 자란 곳이라는 것을 추정해냈다. 한국인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설화의 무대를 그대로 지나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만들어진 것이 심청 이야기 마을이다. 현재 심청 이야기 마을은 심청한옥마을로 그 이름을 바꾸고 한층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당장 마을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조각상에서도 심청의 향기를 짙게 느낄 수 있다. 아내가 죽은 뒤 갓 태어난 딸을 데리고 다니며 우물가에서 젖동냥을 다니는 심봉사의 모습, 마을 어귀에서 하염없이 딸을 기다리는 심봉사의 모습 등이 석상으로 만들어져 안쓰러움을 더하곤 한다. 한편 심청이 조각상도 빼놓을 수 없다. 인당수에 빠지기 전, 뱃전 위로 올라선 듯한 모습 하며, 연꽃이 화안히 벌어지며 심청이 용궁에서 올라오는 모습도 자그만 연못에서 만날 수 있다.
초가집부터 기와집까지, 인원별로 즐기는 한옥의 하룻밤
심청한옥마을에 들어가면 정감 있는 흙길과 돌담길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비가 올 때마다 조금씩 애로사항은 생기지만 전통 마을의 느낌을 풋풋하게 살려주는 경치들이다. 돌담에 붙어 꿋꿋하게 자라는 담쟁이덩굴도 토속적인 운치를 한층 강화한다. 이 마을 길을 슬슬 올라가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마을의 옛 이름을 따 만든 송정가다. 송정가에서는 향기로운 연꽃차를 시음하는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심청이가 용궁에서부터 향기로운 연꽃을 타고 지상에 도달한 것을 떠올리며 뜨거운 물에서 한잎 한잎 피어나는 연꽃차를 마시면 그 기분도 더욱 각별할 터. 뜨거운 김을 타고 피어나는 꽃의 향도 담뿍 들이마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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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체험교사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하룻밤 한옥 체험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옥 펜션으로 꾸며놓은 곳은 모두 국화나 철쭉, 장미 등의 꽃 이름을 달고 있거나, 산내음, 들내음, 풀내음 등의 이름을 달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묵을 수 있는 ㄱ자 한옥집에는 특별히 심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최소 2명에서 최대 12명까지 잘 수 있는 다양한 객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몇몇 방을 빼놓고는 대부분 취사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기와로 된 팔작지붕이나, 짚으로 이엉을 얹은 모습에서 풍기는 느낌과는 달리, 안쪽에는 현대적인 생활이 가능하게끔 구성해 한층 편안하게 묵었다 갈 수 있다.
심청 이야기는 비록 시대는 꾸준히 변했을지언정 한국 효 문화를 상징하는 이야기로 전해져왔다. 1700년 전의 사람으로 추측되는 원홍장의 이야기가 인물의 이름이나 소소한 사건들이 조금씩 바뀌어 전해졌을지언정 부모를 위해 제 몸도 사리지 않았던 소녀의 용기는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인상 깊게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옛날 원홍장이 살았던 이 일대를 둘러보며 색다른 체험을 하고 싶다면 심청 한옥마을을 찾아보자. 상상 속 이야기 주인공이 한층 입체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심청한옥마을에서는 인원수에 따라 여러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숙박할 계획이 있다면 미리 프로그램을 문의해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9월 1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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