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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암의 덕을 기리다, 모덕사


면암 최익현(崔益鉉, 1833~1906)은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을 권좌에서 내려 앉힌 인물로 유명하다. 또한, 항일운동을 실천하면서 의병을 일으키고 유배지에서 굶어 죽는 순간까지 상소를 올리며 구국의 일념을 불태운 애국지사로서도 이름이 높다. 청양군에서는 조선 후기의 지사(志士)로 고장을 빛낸 인물로서 칭송받고 있다. 그의 고향은 경기도 포천이지만, 일제에 항거하고 후학을 양성하던 말년의 자취는 아직도 청양군 목면 송암리에 남아 있다. 

                    
                

미궐산 기슭 우뚝 솟은 기백

 
  • 모덕사에서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구국에 대한 신념을 되새겨 볼 수 있다.

    모덕사에서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구국에 대한 신념을 되새겨 볼 수 있다. 

청양군 목면 송암리에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인 ‘모덕사’가 자리하고 있다. 1984년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152호로 지정된 모덕사는 '청양 10경'중 하나로 청양에서는 제법 이름난 명소로 통한다. 미궐산 기슭, 우목저수지를 빙 돌아 자리 잡은 모덕사는 역사 속 인물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저수지와 주변의 야산이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현재 모덕사가 자리하고 있는 곳에는 지금까지도 ‘장구동’이라는 전통 지명이 전해지고 있다. 이 지명은 뒷산의 모양이 거북이 등과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유래했다고 한다. 본래 이곳 장구동에는 최익현 선생의 고택과 함께 다수의 가구가 모여 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 1984년 우목저수지 공사로 인해 마을이 물에 잠기게 되면서, 상당수가 수몰되었다고. 이후 주민들은 모두 이웃 마을로 떠났고,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하던 고택만이 수몰을 면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금은 마을 전체가 모덕사 경내나 다름 없다.

모덕사의 삼문은 솟을삼문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솟을삼문은 가운데 문이 높고 양쪽의 문이 낮은 대문을 가리키는데, 가운데 문을 '정문'이라 하고 양쪽 문을 ‘협문’이라 한다. 이 솟을삼문은 보통 때는 양쪽 협문만 열어놓고 정문은 닫아둔다. 제사를 지낼 때는 세 문을 다 열어놓지만 정문은 영혼이 들어오는 문이라 하여 협문만 사용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단청으로 한껏 위엄을 높인 솟을삼문을 들어서면 모덕사라는 현판이 걸린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이 건물은 4단으로 자연석 기단을 쌓은 뒤, 그 위에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지은 것으로, 겹처마의 맞배지붕으로 지어져 있다. 사당 내부를 보면 측면 2칸과 뒷면 3칸은 벽으로 감싸져 있고, 앞면 3칸은 분합문이 설치되어 공간이 어두운 것이 특징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후손들이 볕이 스며드는 곳을 향해서만 선생의 위패를 모셔두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은 죽어서 신념을 남긴다

 
  • 면암 선생의 서책과 서간문 등을 보관하기 위해 세운 춘추각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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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갑광장에 세워져 있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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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암 선생의 서책과 서간문 등을 보관하기 위해 세운 춘추각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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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갑광장에 세워져 있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동상.

보통의 경우 사당에는 영정과 위패가 함께 모셔져 있다. 그러나 최익현 선생의 영정은 근래에 새로 지어진 성충대의(聖忠大義)라는 현판이 달린 영당에 따로 모셔져 있다. 영당은 영정을 모신 전각치고는 제법 큰 규모다. 사당 옆 삼문을 비롯하여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추모객을 위한 공간이자, 선생을 선양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외부와 내부를 장엄하게 꾸몄다. 한편, 모덕사의 관리사무실 오른쪽으로는 팔작지붕의 전통 건축물이 한 채 세워져 있다. 이 건물은 '대의관(大義館)'으로 선생의 생전과 사후의 유품이 전시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전라도 순창 의거 시, 일본군에게 체포돼 서울로 압송당하던 때의 그의 사진과 유품을 볼 수 있다. 성리학의 거두로 꼽히는 화서(華西) 이항로(李恒老)가 14세의 어린 제자 면암에게 써 내린 아호도 친필 현판으로 전시돼 있다.

또한 대의관에는 선생이 생전에 올린 상소문이 제자들이 필사를 거쳐 생생하게 고증돼 있다. 1962년 3월 1일 윤보선 대통령이 내린 건국 훈장과 증서, 고종의 밀지, 3·1절 50주년 기념 대통령하사품 등도 함께 전시돼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 그 외 양반들의 장신구와 가마도 전시하고 있어, 조선 말기 양반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대의관'을 나오면 고색창연한 선생의 집을 만난다. '춘추각(春秋閣)‘이라는 현판이 걸린 이곳에는 전적류 4,023점, 서찰 등 고문서류 1,974점을 보관되어 있다. 이 밖에도 춘추각 우측 뒤편으로는 선조들의 위패를 모신 영모재가 있으며, 면암 선생이 생활하던 곳으로 알려진 중화당 등도 함께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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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궐산의 우뚝 솟은 기백 아래 세워진 모덕사! 이곳에서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면암 최익현 선생의 얼을 느낄 수 있답니다.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11월 3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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