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산이 많은 나라다. 산이 국토의 70퍼센트에 달하는 지역이라 각종 군사적 요충지도 산에 많이 위치했다. 외세의 침략도 많이 받았지만 그만큼 격퇴할 수 있었던 것은 공략하기 까다로운 산성의 존재에 기댄 바도 크다. 대구 역시 분지지형으로 유명한 만큼 산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트래블투데이가 주목한 곳은 북구 함지산에 위치한 팔거산성이다. 오래도록 주목받지 못한 유적이지만 신라 특유의 무덤 양식을 함께 볼 수 있는 지역이라 고고학적으로는 가치가 높은 곳이다.
함지산 정상 근방에 테뫼식 산성 하나
처음 팔거산성을 보면 이름에 비해서 규모가 작다는 느낌을 받는다. 거기다 이름난 명산 기봉을 오르는 것도 아니고 소박하기 그지없는 작은 산을 오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곳의 유래를 알게 되면 함지산과 팔거산성, 더 나아가 한반도의 역사가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팔거산성의 전체적인 모습. 임진왜란 이후 가산산성이 축조되기 전까지는 대구의 군사적 요충지였다.
한반도에서 성곽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청동기시대 마을 주변에 구덩이를 파서 얕은 둑을 쌓은 것부터 시작해 고조선의 경우에는 사기 조선 열전에 왕검성이 다루어졌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는 젊은 사람들이 성을 만들기 위해 동원되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다루어졌다. 전란이 잦았던 나라이니만큼 재산과 인명을 보호해줄 수 있는 성곽이 중요하게 다뤄졌음을 알 수 있는 측면이다.
삼국시대일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기까지 700년 동안 삼국시대에는 48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전쟁이 있었다. 단순히 따져봐도 세 나라 중에 한 곳이 싸움에 말려든 것이 1년에 2번은 있었던 셈이다. 하여 국가 간의 군비경쟁이 가장 극렬하게 나타나는 것도 축성산업 분야였다. 특히 신라와 백제는 30차, 40차에 걸쳐 성을 쌓을 정도였으니 그 당시 지배층이 얼마나 성곽 공사에 열심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팔거산성은 삼국 중 어느 나라의 산성이었을까? 남아있는 자료로 보자면 신라의 영향권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산성 근방에 남아있는 유적지로 구암동 고분군을 들 수 있는데 이 구암동 고분군에서 경주 돌무지덧널무덤과 유사한 양식인 돌무지돌덧널무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 역시 함지산에서 팔거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지나치는 장소지만 어지간히 세세하게 살피며 올라가는 것이 아니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다소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흙과 돌을 섞어 쌓은 테뫼식 산성이 나온다. 그러나 이 역시 세월의 물결에 휩쓸려 풀들이 무성하게 돋아나 매의 눈으로 살피지 않고는 평범한 돌무더기의 일종으로 생각하고 지나갈 수 있다.
운암지부터 팔거산성, 만리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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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암지부터 팔거산성, 함지산 정상까지 돌아볼 수 있는 판리길은 대구 지하철 3호선으로 한결 편하게 갈 수 있다.이처럼 소박하게 가려면 단시간에도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트래블피플에게는 조금 다른 코스를 제시하고 싶다. 북구 운암지 수변공원에서 출발하는 운암지 만리길이다. 데크전망대와 쉼터 등에도 들러가며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는 데다 대구 북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이 장점. 걷기를 다 마치고 내려온 다음에는 옛 저수지를 활용해 아름다운 수변공원으로 만든 운암지의 시원한 정경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길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만보길이니 그 길이는 5km가량이지만 평균 경사도가 12퍼센트를 넘으니 평탄한 길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함지박을 엎어놓은 것처럼 생겨서 함지산이라고 불리는 자그마한 산을 걸어보면서 이 산에 산성을 건설하기 위해 땀을 흘렸을 옛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쉽게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대구광역시 북구에서는 만리길에 있는 옻골공원과 운암지 수변공원 근처에 구암동 숲 체험공원을 조성하고 있어요. 숲체험벨트로 돌아보는 북구도 추천합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김희정 취재기자
발행2015년 06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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