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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빛깔’로 물들이는 세상, 정관채염색장


아름다운 빛깔이야 세상에 차고도 넘치는 것이지만, 그 중에도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빛깔이 있었다. 맑디 맑은 그 빛깔은 차가운 듯 따뜻한 듯 시선에 따라 언어를 달리 하며 사람의 마음을 헤집어 놓으니, 쪽빛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수십 년 동안 쪽빛은 그 염색 방법과 함께 ‘사라진 빛깔’이었다. 허나 이 아름다운 빛깔을 어찌 잊히도록 놓아 둘 수 있었을까. 나주 땅의 한 사람이 인생에 쪽물 가실 날 없도록 이 쪽빛을 사랑했으니, 그의 이름이 바로 정관채 씨다. 그를 중심으로 사라진 빛깔이 다시 피어나기 시작한 지도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났고, 이제 다시금 누구나 쪽빛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 

                    
                

염색의 고장 나주, 쪽빛을 입다

나주에서는 아름다운 쪽빛을 만날 수 있다. 

정관채 씨가 나고 자란 곳, 그리고 쪽물을 들이기 시작한 곳이 나주라는 사실은 트래블피플에게 꽤 흥미로운 사실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나주라 하면 가장 흔하게 떠오르는 풍경 가운데 하나는 영산강에 유유히 떠 있는 황포 돛배 한 척. 나주는 예로부터 염색으로 이름 난 고장이었으나, 나주가 염색으로 그려낸 그림에 눈동자를 찍어낸 것은 역시 정관채 씨라 할 수 있겠다. 

나주 일대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천에 쪽물을 들여왔는데, 한국전쟁의 아픔을 겪고 난 뒤에는 자연스레 고된 쪽 염색이 사라져가게 되었다. 자라며 어깨 너머로 보았던 쪽빛의 아름다움이 쉽게 잊히지 않았기 때문일까, 젊은 시절 미술을 전공하였던 정관채 씨는 자연스레 쪽물 염색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쪽빛은 ‘사라진 빛깔’에 새 불을 켠 정관채 씨 뿐만 아니라, 그의 쪽 염색을 본 사람들마저 매료시켰다.

쪽 염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가게 되니 다시평야의 한 귀퉁이에는 전수관이 들어섰고, 정관채 씨는 200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 115호로 지정되었다. 당시에는 역대 최연소 무형문화재, 지금은 우리나라 유일의 염색장(染色匠)이니 그의 가치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라진 빛깔’로 물들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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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물이 들어가는 세상의 중심에는 정관채염색장이 있다.

봄에는 쪽 씨앗을 심고, 여름이 되면 쪽을 수확한다. 니람(泥藍)과 인디고를 구분해 두었다가, 인디고는 발효시키고 니람은 잿물과 섞는다. 염색할 천을 준비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염색 전에 천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은 필수 과정. 살균 과정을 거친 천을 쪽물에 넣었다 빼면 쪽빛이 드나, 보다 진한 빛깔을 얻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염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염색된 천은 물에 씻은 뒤 햇빛에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잿물이 완전히 빠진 뒤에도 중성 세제로 세척하는 일을 거르지 않아야 한다. 

여기까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설명한 쪽 염색의 과정이다. 그야말로 ‘고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정성 가득한 염색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서서히 물들었기 때문일까. 쪽빛으로 물들인 세상은 기계로 물들인 완벽함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염색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이 고되고 더딘 옛 염색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 
 

정관채염색장을 만나고 싶다면 그의 전수관으로 향해보는 것이 좋겠다. 

나주에는 천연염색문화관이 건립되어 있으니, 이곳을 찾는다면 쪽 염색을 포함한 나주의 천연 염색 문화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꾀할 수 있을 것. 정관채염색장과 함께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던 고(故) 윤병운 옹이 살던 마을인 명하 쪽빛마을에서는 쪽 염색이 작은 마을에 두루 새긴 시간과 사건들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추천하고픈 곳은 역시 정관채염색장의 전수관이다. 다시면 가흥리에 자리한 이곳에서는 쪽물을 들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둘러보아도 온통 쪽빛인 이곳, 돌아가는 발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트래블투데이]가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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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채염색장전수관 안에는 쪽물을 들인 매화가 있는데요, 임금님께 진상하던 특산품이었다는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트래블피플 여러분도 한 번 보시면 푹~ 빠져 헤어 나오기 어려우실 거예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0년 02월 1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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