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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염전’의 새하얀 봄을 기다리며


이따금 멀리 소금밭 둑 위를 걷는 사람의 형태가 보였으나 그가 이곳의 염부(鹽夫)인지는 알 수 없었다. 염전이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하는 건 3월 말부터다. 비지땀을 흘리며 대파질을 하는 염부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고요한 염전도 제 나름의 멋이 있었다. 비어있는 염전은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 같았다. 이제 머지않아 그 위로는 새하얀 봄이 그려질 것이다.

                    
                

국내 최대의 단일염전 ‘태평염전’

 
  • 태평염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염전으로 여의도 전체 면적의 2배에 달한다. 

태평염전의 시작은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증도는 전증도와 후증도로 나뉘어 있었다. 섬에 사는 사람들은 물이 빠질 때를 이용해 징검다리로 증도를 오고 갔다. 두 섬이 하나가 된 것은, 그리고 그 자리에 거대한 염전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은 한국전쟁 직후의 일이다. 피란민들을 정착시키면서 소금 생산을 늘리기 위해, 갯벌 위에 둑을 쌓고 염전을 조성한 것이다. 이후 정부가 민간사업자에게 영업권을 넘기면서 몇 차례 염전의 주인이 바뀌었다. 
 

  • 약 3km에 걸쳐 일렬로 늘어서 있는 소금창고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태평염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1985년 태평염업사가 이곳을 인수한 뒤부터다. 태평염전은 그 규모만 해도 여의도의 두 배, 약 140만 평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단일 염전이다. 연간 1만 6천여 톤의 천일염을 생산하는데, 이는 국내 소금 생산량의 약 6%를 차지한다. 국도를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67개의 소금밭과 3km에 걸쳐 일렬로 도열해 있는 소금창고는 오직 태평염전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태평염전은 이 같은 역사적 배경과 산업시설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7년 11월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되었다. 
 

 

염부들의 땀과 삶이 배어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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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 창고에 '노력 정성 깨끗이'라고 쓰인 낡은 현판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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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 '철'이 아닌데도 국도 변에 소금 더미들이 한가득 쌓여 있다.

해마다 3월 말이면 염전에서는 ‘채렴식’이 열린다. 염부와 가족, 이웃들이 모여 그해의 첫 소금을 뜨는 행사다. ‘염전일’이라 하면 보통 사람들은 단순히 바다가 만든 소금을 사람이 건져 올리는 줄로만 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바닷물과 햇빛만큼 염부들의 땀과 정성이 들어간다. 애당초 염전일이란 농사일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해마다 밭을 새로 일궈야 한다. 염판과 둑을 다지고 소금이 나는 결정지의 장판을 새로 까는 식이다.
 
더욱이 태평염전에서 나는 소금이란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천일염’. 태평염전의 천일염은 저수지에서 마지막 결정지까지 약 25일간 20여 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먼저 저수지에 가둔 바닷물을 증발지로 퍼 올린다. 1차 증발이 끝나면 다음 증발지로 물꼬를 튼다. 그렇게 계단식으로 이어진 증발지를 여러 번 거치고 나면 바닷물의 염도가 점점 짙어진다. 마침내 결정지에 이르면 새하얀 소금 결정이 맺힌다. 염부들은 이 한낱 작은 결정체를 위하여 몇 날 며칠을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뜨거운 땀을 흘린다. 떨어지는 땀 한 방울 한 방울엔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리라.
 

 

함께 즐기면 좋은 ‘염생식물원’과 ‘염전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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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생식물원에서는 갯벌 습지에서 서식하는 염생식물과 갯벌 생물을 함께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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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중순부터 11월까지는 직접 소금을 채취하는 염전 체험도 해볼 수 있다. 

태평염전 한쪽에는 염생식물원이 자리 잡고 있다. 갯벌 습지 위에 조성된 식물원에서는 퉁퉁마디라 불리는 함초를 비롯한 나문재, 칠면초 등 70여 종의 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아직은 날이 쌀쌀해 다채로운 식물을 볼 수 없지만, 날이 풀리는 4월경부터 가을까지는 염생식물과 함께 짱뚱어, 칠게 등 갯벌 생물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본격적으로 소금 채취가 시작되는 3월 중순부터 11월까지는 직접 염전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사전 신청을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염전 체험을 하는 이들에게는 천일염과 천일염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태평염전의 봄은 지금부터다. 땀 흘리며 일하는 염부들과 겨우내 모습을 감췄던 갯벌 생물과 염전 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드넓은 염전을 가득 메우는 날, 비로소 태평염전의 새하얀 봄이 시작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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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0년 02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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