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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5일장, 아리랑 열차(A-train)타고 간다


강원도의 장터는 먹거리가 풍부하기 때문만 아니라, 넘치는 정과 인심이 있어 늘 마음이 간다. 강원도 그 산골짜기 마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장터 중 유난히 북적이는 한 곳은 정선 5일장. 날이 추울 때조차 전국으로부터 이 시골 장에 몰리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다른 무엇보다도 정선에 가는 길이 단순히 장을 보는 것 이상으로 여행이 되기 때문이다. 산 좋고 물 맑은 사이로 덜컹이는 열차를 타고가면 옛 추억 떠오르는 토속 먹거리 장터가 나오는, 그야말로 삼박자가 들어맞는 여정. 더구나 정선 5일장에는 더 신명나는 일이 생겼다. 아리랑~아라리요~소리가 절로 나는 아리랑 열차(A-train)가 정선으로 향하고 있다.

                    
                

먹거리가 풍부하다, 정선5일장 

  • 전국 최대규모의 민속장 정선 5일장은 매달 2,7일 열린다.

매월 날짜 끝에 2와 7이 붙는 날, 전국 최대 규모로 꼽히는 정선 5일장이 선다. 1966년 처음 열리기 시작할 때는 주민들이 직접 채취한 산나물과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사고팔았던 작은 장이었으나, 수려한 산세가 잘 보존된 강원도 오지의 자연환경을 이와 연계해 하나의 관광지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1995년부터 서울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정선5일장 관광열차’도 생겼다. 기차로 정선역에 내려 사람들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머지않아 장터에 닿는다. 그리고 아무리 커도 시골 장이겠거니 생각했던 이들은 이내 입이 떡 벌어진다. 워낙 장이 유명하고 큰 규모라 꼭 2, 7일이 아니어도 시장 구경에는 무리가 없지만, 장이 서는 날에는 평소보다 배로 북적여, 명물이라 할 만한 풍경을 만든다. 상점과 노점을 합쳐 많은 날에는 400곳이 넘는단다.
 
도착하자마자 기차여행으로 시장해진 배부터 채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텐데, 응당 그래야 한다.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옥수수, 감자떡, 콧등치기 국수 등 부지런히 먹어도 남으면 싸가지고 가야할 먹거리들이 정선 5일장의 대표 음식. 침을 삼키며 걷다가 부침개 부치는 아낙들이 저마다 먹고 가라고 손짓하는 골목에 이르면 바로 거기가 배부른 곳이다. 김이 펄펄 나는 수리취떡과 향긋한 곤드레 밥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산지에서 먹는 나물은 역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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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깊은 산의 나물과 약초,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물건들이 모이는 정선 5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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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넉넉함이 오고가는 5일장은 사는 이도, 파는 이 모두 웃음을 주고 받는 곳.
 

타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강원도의 토속음식은 이처럼 심심한 듯 맛깔나게 손님들을 사로잡는다. 일단 맛을 봤다 하면, 이고 지고서라도 많이 사들고 돌아가려고 욕심을 부리게 마련. 그도 그럴 것이 산골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이 싱싱한 자태를 뽐내고 깨끗하게 말린 묵은 나물과 약초도 도시의 장터보다 저렴하다. 놀이터에서 열리는 악단 공연과 격의 없이 땅바닥에 흩어놓은 골동품 상 구경도 쏠쏠하다. 온통 사람들로 북적이는 와중에도 흥정을 던지는 짓궂은 손님과 무심한 듯 손사래 치다가 결국 한 움큼 묵직한 꾸러미를 건네는 ‘아지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이래서 시골장이다.

 

아리랑 열차까지 타고 와서 장만 보고 갈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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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에서 새로 선보인 정선 아리랑 열차(A-train)의 세련된 외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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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 열차(A-train) 내부에는 창 측을 바라보는 객실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정선 5일장은 모름지기 열차를 타고 가야 제맛. 청량리-정선-아우라지 구간을 운행하던 기존 열차가 없어지고 올 초부터 개통한 아리랑 열차 덕분에 정선 5일장을 찾는 발걸음은 더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아리랑 열차(A-train)는 정선 5일장과 정선 아리랑의 배경인 아우라지를 비롯해 정선의 곳곳을 두루 볼 수 있는 관광열차로 내부에 창 측을 보며 앉는 객석을 갖춰 서울 청량리를 출발하는 순간부터 아름다운 풍경 여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정선역까지는 약 4시간이 걸리며, 아우라지역은 그보다 37분 더 소요되고 종착역인 민둥산 역에서 다시 청량리로 회차한다. 주변 관광지인 정선 레일바이크와 화암동굴을 포함한 열차여행 패키지도 있다.
 
여유롭게 원하는 장소를 골라 즐기는 자유여행 혹은 알짜배기만 모아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패키지여행 중 무엇을 택할지는 각자의 스타일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정선 5일장은 실제로도 먹거리가 많지만, 볼거리로도 배가 부른 곳. ‘강원도스러움’이 물씬 느껴지는 여행지라 하겠다. 안성맞춤 열차도 생겼겠다, 더욱 북적일 정선으로 떠나보자. 시골장의 인심과 맑은 공기가 주말을 선물로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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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아리랑 열차는 매주 화, 수를 제외하고 매일 출발한다고 합니다. 단, 정선 5일장날인 2, 7일과 공휴일은 화, 수요일이어도 정상 운행하니 알아두면 좋겠네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7년 10월 2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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