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궁합이네, 동래온천과 동래파전
가을의 절정, 10월!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온이 벌써부터 몸을 움추려 들게 하지만, 청명한 하늘과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서 집 밖으로 나가 뭐든 하거나, 어디로 떠나야 할 것 같을 때, 따뜻한 온천에 발을 담그고 여유를 충전하러 떠나보면 어떨까? 바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의 휴식과 힐링여행으로 부산 동래온천과 파전 코스를 추천한다.
천오백 년 된 온천수, 동래온천
부산 지하철 온천장역 주변에는 온천욕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그중 노천 족욕탕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전국의 6대 온천 중 하나인 부산 동래 온천의 물줄기는 천오백 년 전부터 솟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신비한 전설이 전해오는데, 학이 상처를 입고 이 물에 몸을 담갔다가 곧 다 낫고 날아가는 것을 한 노인이 목격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픈 다리도 그 물에 씻자 두발로 걷게 되었다는 백학의 전설이 그것이다. 3,40년 전만 해도 신혼여행지로 인기였던 곳, 좋은 물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함이었으리라. 더구나 약알칼리 온천수로, 특히 피부병과 관절염에 좋다는 이 물이 단지 몸에만 약이 된다는 법은 없다. 건강한 몸 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이 뭣보다 중요한 요즘, 세상만사를 잊고 온천에 몸을 담그는 동안은 제대로 마음을 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지하철 온천장역 주변에는 이 온천수로 만든 여러 테마워터파크가 있고, 발만 담글 수 있는 노천 족욕탕도 마련돼 있다.
비오는 날이 아니어도 먹어야할 맛, 동래파전
해산물이 풍부하게 들어간 동래파전,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더 부러울 것이 없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공통적으로 비오면 가장 많이, 퍼뜩 생각나는 건 사실 파전이 아닐까. 그 중에도 동래파전은 전 국민이 알만큼 유명한 음식. 임진왜란 때 왜군의 침입을 많이 받았던 동래성에서 그를 물리치기 위해서 파를 던져 전쟁에 승리했는데, 그 뜻을 살리기 위해 먹었던 음식이었다고 전해진다. 또 한국전쟁 후 인기를 끌었던 동래기생들의 술상에 주로 동래파전이 올라갔기 때문에 유명해졌다고도 한다. 역시 부산하면 해물. 동래파전은 두둑하게 들어간 굴과 각종 조갯살, 새우가 특징으로 쌀가루, 찹쌀가루, 고추장과 달걀을 섞은 반죽이 깊은 풍미를 뒷받침한다. 인근 주민들은 일부러 동래파전을 먹으려고 동래시장에 간다고 했을 정도로 부산 토박이들의 입맛도 사로잡은 음식이다. 여기에 잘 담근 막걸리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동래구 명물, 파전과 온천을 함께 즐기는 법?
동래읍성은 길이 잘 닦여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다. 사진은 매년 10월 열리는 동래읍성역사축제 모습
추천하는 코스는 이렇다. 먼저 동래 시장에 들러 파전을 맛보자. 향긋한 파와 해산물의 조화에 더불어 막걸리를 한 잔 곁들여도 좋다. 동래시장은 전에 비해선 규모가 줄었지만, 경상도의 부침개인 ‘지짐’, 돼지국밥 등 먹거리가 풍부하니, 발품을 팔아 구경하는 것도 잊지 말 것. 기분 좋게 배가 차면, 시장 뒤쪽으로 난 길에서 곧 이어지는 옛 신라와 가야의 지배층 무덤 유적인 복천동 고분과 동래읍성에 올라보길 권한다. 동래구의 전경이 보이는 읍성 길을 따라 걸어 동래 문화회관으로 내려오면 약 1km 거리에 온천탕을 만나게 되는데, 호텔 농심에서 운영하는 허심청은 크고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는 곳이다. 온천은 발만 담가도 충분하다는 이들은 동네 주민들도 애용하는 노천 족욕탕으로 가면 된다. 대여 가능한 수건과 도서도 구비돼있어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동래시장 구경에 이어 바삭하고 향긋한 동래파전과 먹기, 복천동 고분군과 동래읍성 산책, 마지막으로 뜨끈한 동래온천물에 발을 담그면,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6년 05월 14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