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들이 같은 땅에 터를 이루고 사는 마을들은 이유가 있는 어울림으로 지역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집안 대대로 한 지역에서 삶을 이룬 집성촌, 전통가옥의 건축형태를 보존하기 위해 가옥을 복원하여 이룬 한옥마을, 지리적으로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자연적으로 보존이 잘 된 고택마을들도 있다. 마을 전체가 기와와 초가지붕을 얹고 한국의 미를 뽐내는 마을의 아름다움에는 당당함이 넘치고, 그 곳을 찾는 이들의 눈길에는 감사함이 묻어있다.
이웃이 된 가족마을
낙동강이 마을 둘레를 휘감아 흐르고 있는 경상북도 안동의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집성촌이다. 우리나라의 유교문화를 계승하며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같은 씨족의 흔들림 없는 공동체적 삶이 현재까지 이어져 와 당당하고 기품이 넘치는 곳이다. 대부분의 한국의 집들이 정남향 또는 동남향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하회마을의 고택들은 수령이 600여 년 된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강을 향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좌향이 일정치 않다. 마을의 중심부에 기와집들이 있으며 초가집들이 그 둘레를 감싸고 조성되어 있다. 양반문화, 조선 시대 유학자들의 업적들, 공동체 놀이, 세시풍속, 관∙혼∙상∙제례의 전통 생활습관이 주민들의 삶에 밀접하게 녹아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자랑스러운 마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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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흙냄새가 주변에 가득할 것 같은 하회마을 초가집모습이다.경북 안동의 살아있는 박물관인 안동군자마을도 하회마을처럼 집성촌으로 만들어진 마을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 광산 김씨 김효로가 외룡면 오천리 일대에 정착했고, 봉화 금 씨와 함께 자리 잡아 현재의 안동군자마을로 이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이곳에는 고문서 1000여 점이 보관되어 있는데, 그중 가장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 자료가 바로 '수운잡방(需雲雜方)'이다. 수운잡방은 조선 중기에 작성된 요리책으로 당시 안동지방에 있던 121가지 고유 음식의 조리법을 담고 있다. 이는 당시 안동지역의 식생활과 생활 풍습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경북 청도군의 신지리 고택 마을은 예전에 섶마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여기서 섶마리는 섶다리가 있는 언덕위의 마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섶다리란 섶나무를 엮어서 놓은 다리다. 이 마을은 소요당 박하담이 신지리의 풍광에 반해 머물렀고, 이후 후손들이 정착하면서 밀양 박 씨의 집성촌으로 형성되었다. 이곳에는 중요민속문화재 제106호인 운강고택 및 만화정과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로 등록된 섬암고택, 도일고택, 명중고택 등 다양한 문화재 가옥들이 집중되어 있다. 다른 지역보다 다양한 고택의 밀집도가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곳은 신지리 고택 마을로 불리게 되었다.
다시 태어난 한옥마을
전남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에 있는 해남 무선동 마을은 땅끝 해남읍 두륜산 끝자락에 자리 잡고 관광객을 위해 한옥으로 조성된 마을이다. 솔향기가 유난히 짙은 마을은 시설을 보완한 뒤 도시민들의 휴식처로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30년의 짧은 역사로 인위적으로 조성된 고택마을이지만, 고택의 정취를 충분히 만끽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마을에 들어서면 작은 암자인 두륜사가 제일 먼저 반긴다.
남산골 한옥마을의 그림같은 풍경이다.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34길에 터를 이룬 남산골 한옥마을은 남산골의 원형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이를 위해 서울 곳곳에 있던 전통가옥 5동의 건물을 하나하나 뜯어낸 후 그대로 옮겨와 복원했다. 이곳에 옮겨진 전통가옥은 순정효왕후 윤 씨 친가, 해풍부원군 윤택영댁 재실,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 오위장 김춘영 가옥, 그리고 도편수 이승업 가옥이다. 워낙 조심스럽게 이동과 복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조선시대 전통가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또한 각 가옥의 분위기에 맞는 가구와 생활 용품들을 배치해 놓아 조선 한옥이 가진 멋을 가득 느끼게 해준다. 고풍스러운 멋이 가득한 이곳에서 서울 도심을 지켜보면 오묘한 감정이 느껴질 것이다.
자연이 보존시킨 고택마을
이색적인 모습의 장독들이 왕곡마을을 더욱 궁금하게 한다.
강원 고성군의 왕곡마을은 오음산, 두백산, 공모산, 순방산, 제공산 다섯 봉우리의 산들이 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어 외부로부터의 물리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이곳에는 19세기 전후의 전통 한옥이 가득 모여 있다. 하지만 다른 마을보다 왕곡마을이 특별한 이유는 이곳에 보존된 전통 한옥이 국내에서 유일한 북방식 전통 한옥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전국 최초로 전통건조물 보존지구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235호로 지정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왕곡마을의 가옥들이 보존이 잘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섯 봉우리의 산으로 둘러싼 지형적 요건 덕분이었다. 이로 인해 한국전쟁의 폭격에도 고택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왕곡마을의 고택에는 훼손의 상처가 아닌, 시간이 만들어낸 고택의 멋만이 가득하다.
모평마을의 동화 속 삽화같은 모습이다.
전남 함평의 모평마을은 약 1000년 전, 고려시대에 살았던 함평 모 씨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생긴 마을이다. 이곳은 마을을 휘감아도는 해보천을 따라 형성된 마을숲이 유명하다. 모평마을의 숲은 500여 년 전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천연보호림이다. 수백 년의 수령을 가진 느티나무와 팽나무, 왕버들나무 40여 그루가 모여있기 때문에 그 울창함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 요즘 모평마을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이유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기본저긍로 8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한옥민박집에서 숙박체험이 가능하며 숲 속 물놀이 체험, 장 담그기 체험, 오디 따기, 누에 먹이주기 등 다채로운 체험을 펼치며 가족단위 관광객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펼쳐지는 그 마을의 특색은 여행을 마치고 떠나는 당신의 가슴 한 켠에 색다른 이미지와 추억을 남기겠죠?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10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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