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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지 사이로 넘어오는 여수 밤바다, 오동재


고택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우리의 멋이 깃들어 웅장하고 고풍스러움에서 풍겨오는 무거움이다. 왕실에 대한 권위와 품격을 나타내는 궁궐(宮)과 넘치는 부를 굳이 자랑하지 않아도 대문과 기와에서부터 드러나는 명문가의 무게는 시대가 지나도 머물러 있기 때문에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름다움과 낮은 무게로 탄탄하게 버텨오는 것이 아닐까. 일반적으로 현대인들은 한옥의 오래됨과 무거움에서 새로움과 특별함을 발견한다. 공간이 주는 특별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명문가의 기를 담아보기도 하고 단 하루라도 신선놀음을 즐기고자 하기 때문이다. 

                    
                
  • 오동재는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이후 지정 숙박시설로 이용될 정도로 인지도를 얻었다.

고택이라 하면 세월을 온몸으로 받아 낸 솟을대문과 팔작지붕이 넓게 펼쳐진 청기와에 흙과 돌로 쌓은 아담한 돌담 그 옆에 아름드리 마련된 정원과 장작들을 떠올릴 것이다. 대부분의 한옥이나 고택은 도심에서 벗어난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한옥을 찾는 것 자체가 낯선 설렘의 시작이 된다. 누군가가 살았던 곳이나 시골집과 같은 분위기보다는 편리하고 깔끔하나 자연스러운 멋이 가득한 오동재는 이름에서부터 친근한 우리의 멋이 깃들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오동재는 한옥이지만 신식 건축물 못지않은 세련미가 있다.

오동재의 가장 큰 멋 중에 하나는 대부분의 한옥이나 고택이 그렇듯 규모와 가옥의 구조, 기둥과 대들보, 대청과 누각 등의 한옥구조이다. 한옥호텔 오동재는 한옥의 느낌을 품은 황토와 편백 마감재와 현대식 감각의 디자인과 편의 시설을 통해 잠시라도 왕실 혹은 명문가에서 보내는 하루를 실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창호지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스러운 아침 햇살과 밤이면 여수 밤바다의 전경이 자그마한 창가로 물밀 듯이 밀려들어 온다는 것이다. 남도의 밤바다와 오동재의 은은한 불빛이 어우러져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잠시 잊으며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하늘과 바람과 바다와 어울려 시를 읊었다던 양반가의 풍류를 한옥에서 경험하며 편백나무의 은은한 나무 향이 전해져 그 멋을 더한다. 사람들이 오동재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들이지만 한옥에서 낮은 창 사이로 눈부심보다는 따뜻한 햇살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후 지정 숙박시설로 이용되었던 오동재는 대중가요의 한 노래 구절처럼 여수 밤바다를 누군가와 함께 걷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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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초롬하게 올라간 오동재의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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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은 목재를 사용한 문이 깔끔함을 더한다.
 

기왕 한옥의 따사로운 촉감과 신선놀음을 즐기고자 한다면 기품 있고 고고한 전통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어떨까. 오동재에서는 한옥 숙박뿐만 아니라 전통 떡 만들기와 궁중혼례, 다도, 서예 등을 영어와 중국어 안내로 받을 수 있어 누구나 소박하고 절제된 우리의 정서와 정을 체험할 수 있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세심하고 단정한 한복처럼 여백이 있는 삶을 배우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다양한 문과 칸으로 이루어진 한옥의 구조처럼 열린 문화, 소통의 시간으로 활용된다. 그 밖에도 다양한 농구장과 폐백실, 비즈니스룸과 같은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은 언제나 조용하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체험을 하면서도 한옥이 가지는 고유의 조용함을 입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아이들과 동행한 관광객들은 아이들의 차분한 모습에 또 한 번 놀라는 순간의 연속이 되곤 한다. 오동재 주변에는 여수엑스포역과 근접하여 여수 엑스포장, 돌산대교, 낙안읍성, 오동도 등의 주변 관광지를 둘러 본 뒤 이용하는 것도 좋다. 여수의 대표 관광지와의 근접성은 숙박시설의 역할도 다하고 있다.
 
넓은 마당이나 으리으리한 솟을대문은 없지만 우리네 어머님이 정안수를 떠다 놓으시고 비시던 장독이나 푸근한 밥 짓는 냄새가 흐르는 부엌이며 낮은 키의 나무들은 오동재를 찾는 이들에게 뜻밖의 선물이 되고 있다. 호텔이나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은 대부분 하늘 위주의 높다란 건물이지만 오동재가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낮다. 땅에서부터 하늘을 우러러볼 수 있고 밤하늘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고개를 들어 올리는 조금의 기분 좋은 수고스러움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심 속 삶을 살며 하늘을 올려다 바라본 기억이 희미한 현대인들에게는 낮은 시선도 꽤 낯선 기분전환으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오동재는 단순 한옥에서의 하루를 넘어선 뜻밖의 선물로 다가오는 것이다.
 
 

*주변관광지
 
여수엑스포
수려한 자연경관과 내륙과 해양의 거점지역이라는 지리적 우수성을 더하여 개최된 여수엑스포장에서는 해양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쿠아리움은 물론 미래 해양도시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해양문명도시관을 비롯하여 다양한 해양문화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다.
 
오동도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오동도는 자연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는 탐방로와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방파제 길로 바다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낭만을 선사한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시작으로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등 울창한 숲에서 새로운 휴식을 얻을 수 있어 관광객이 선호하는 여수의 대표 관광지이다.
 
진남관
여수 진남관은 역사적 현장에서의 여수를 이해할 수 있는 곳으로 조선 시대 4백여 년간 구국의 성지로 충무공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임진왜란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 조성되어 여수의 색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오동재로 들어서는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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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재로 들어서는 입구
  • 장독대가 옹기종기 넓은 마당에 모여있다.
  • 늠름한 오동재의 외관
  • 오동재에서 바라보는 여수의 바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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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이라기엔 너무 근사하고 세련된 오동재에서의 하룻밤, 벌써 기대되지 않으세요? 오동재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여수의 모습은 또 다르게 다가올거예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7년 08월 3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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