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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 않는 언덕, 보성차밭빛축제


코끝을 가득 채우는 녹차의 향기와 한눈에 다 담기지 않을 정도로 시린 녹색. 그리고 찻잎들이 산들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바스락거리는 소리. 보성차밭은 언제고 사랑받는 보성군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이다. 봄과 여름, 가을은 물론 겨울까지도 말이다. 언덕 가득 넘실거리던 녹색 물결의 빛깔이 시들해져 갈 무렵이면 또 다른 빛깔을 채워 넣기 위한 손길들이 분주해진다. 겨울에 피어나는 빛의 낭만, 보성차밭빛축제가 있으니 말이다.

                    
                

향기에 빛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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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차밭빛축제는 녹차 향기 가득한 다원에 빛을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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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성군이 전하는 새해 인사가 보여 마음이 흐뭇해진다.

보성 차밭이라 하면 역시 향기다. 그 자리에서 찻잎을 따서 입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사람들은 녹차의 향기를 찾아 보성 차밭으로 온다. 시린 겨울에는 싱그러운 봄의 향기를 맡을 수 있게 해 주니 찻잎의 향기에 작은 감사의 인사를 보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겨울, 녹차 밭에 빛이 더해진다. 녹색으로 가득 차 있던 언덕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있으니, 빛과 향기와 만남이 반가울 수밖에. 봇재다원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때아닌 밤 벚꽃이 보인다. 흩어질 듯하면서도 흩어지지 않는 그 꽃잎들이 신기하여 가까이 다가가 보면 조명 옷을 입은 나무가 벚나무인 체 태연스레 서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터. 속았다는 억울함 대신 겨울 벚꽃을 선물 받은 것 같은 기분에 마음이 벅차다. 

 

소망을 품은 채 빛의 물결 사이로

보성에 가득한 빛의 물결은 겨울빛 축제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준다. 

봇재다원에 들어서면 첫 번째 빛의 물결을 마주할 수 있다. 색색으로 밝혀진 그 물결, 이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니 굽이치고 있는 터널이다. 편백향 가득한 빛의 길을 따라 한 발짝씩을 옮기다 머리 위를 올려다보면 총총히 별이 떠 있다.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게 해 주세요.’, ‘우리 가족 모두 사랑해, 올해에도 행복하자!’, ‘항상 건강하길.’ 별마다 적힌 소망들에 그만 가슴이 뭉클해지고 만다.

터널을 빠져나온 뒤에 두 번째 빛의 물결을 마주할 수 있다. 푸르디푸른 모습으로 일 년을 지내 온 찻잎들이 어느새 색색이 옷을 갈아입고 있는 것. 그 찬란한 빛 아래로 잠시 잎사귀들을 숨기고 있을 나무들을 생각하면 조금 웃음이 나오기도 할 것이다. 다원 가득 뻗었다가, 또 휘어지는 빛의 물결을 바라보는 동안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다 떠오른다. 수만 마리의 반딧불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서 빛의 바다에 온 듯 정신없이 걷는 동안, 희미한 녹차 향이 계속 코끝을 간질일 것이다. 

 

해변으로 이어지는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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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포 솔밭 해변을 따라서는 낭만의 거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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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가득한 빛의 조형물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될 것이다. 

보성차밭빛축제는 보성차밭과 율포 솔밭 해변의 두 곳에서 펼쳐진다. 보성차밭의 빛을 충분히 감상했다면, 이제는 율포 솔밭 해변으로 향할 때. ‘낭만의 거리’라는 이름부터가 설레는 이곳, 밤바다의 파도 소리가 아련히 귓가에 맴돈다. 파도 소리와 빛의 향연을 따라 가만히 걸어 보라. 누군가와 함께 떠난 여행이라면, 틀림없이 그 손을 꼭 붙들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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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없이 낭만적인 추억을 선사해줄 이곳, 보성차밭빛축제! 따스한 날의 녹차 향기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겨울의 다원이 선사하는 화려함 또한 놓칠 수 없지 않을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1월 0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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