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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길을 걷다


때로는 사투리가 표준어보다 더 확연히 와 닿는 경우가 있다. 사투리는 지역별로 물론 다양하지만, 그 중에 한 가지로 경상도 사투리 ‘이바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이바구’라는 명칭이 들어간 거리가 부산에 있다. 부산 이바구길은 그 이름에서 느껴지듯, 격식보다는 정겨움이 느껴지는 거리다. 이바구길은 어떤 ‘이바구’를 담고 있기에, 이토록 정답고 소박한 이름이 된 걸까.

                    
                

이바구, 부산의 이바구

지도 벽화로 보는 이바구길

만약 이곳이 단지 평범한 ‘이야기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면 이토록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장소가 됐을까. 이바구길은 부산의 다른 명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핫 플레이스’들을 갖춘 곳이다. 부산 이바구길의 명물 중 하나는 초량동 소재 초량교회인데, 이 교회는 19세기에 설립돼 오랜 세월 지역 기독교인들의 사랑을 받은 곳이다. 6.26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란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기록도 전한다.
 

초량교회는 부산 지역에 최초로 설립된 교회다

이곳의 또 다른 명소는 이바구공작소다. 이바구공작소는 이름만큼이나 흥미를 끄는 곳인데, 6.25 전쟁 당시 부산 초량동의 모습을 추억하고 짚어볼 수 있는 장소다. 공작소라 해서 거창한 것을 만들고 뜯어고치는 곳은 아닌 것이다. 또 다른 장소로는 의료계 명사인 고 장기려 박사 기념관, 까고막길 등을 들 수 있다. 누군가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재앙보다는 축복이듯이, 장기려 박사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은 부산시민은 물론 전국민의 위안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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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 공작소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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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부 전망대의 전망

또한 특정 장소가 아니더라도 이바구길의 곳곳에는 소박한 벽화가 남아있어 여유로운 기분으로 둘러볼 수 있다. 아울러 얼핏 들으면 욕설같이 들리기도 하는‘천지빼까리 카페’등이 있는데 천지빼까리라는 말 역시 이바구와 마찬가지로 부산사투리다. 부산에서는 이토록 사소한 것조차 명물이 된다. 이것이 부산의 매력이라 할 것이다.

한편 이바구길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이곳에 남은 예술인들의 흔적이다. 이곳은 부산의 자랑으로 일컬어지는 김민부 시인 등, 부산 출신이거나 부산과 인연이 있는 한국의 아티스트 흔적을 만나볼 수 있게 해 놨다. 특히 부산고 시절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 김민부의 시 ‘석류’ 등을 이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김민부 전망대 등에서 바라본 부산의 풍경은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시원하다. 굽이굽이 골목길과 지붕 낮은 집, 멀리 바다의 수평선까지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마 이곳 이바구길만이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축복일 것이다. 

만약 이바구길에 가게 된다면, 저마다의 가슴 속에 묻어둔 이야기 하나쯤 스스로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은 어릴적 어머니와의 추억일 수도 있고, 친했던 친구의 웃음소리일 수도 있고, 오늘 보고 내일 또 볼 내 옆의 소중한 사람과 그 옛날 쌓은 추억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바구길에서는 그 어떤 ‘이바구’도 허용될 테니까. 또한 자신의 발길이 닿은 이바구길에, 먼 훗날 자신의 이바구도 남길 수 있다면 더욱 뜻깊을 것이다. 과연 그런 날이 올지는 미지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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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역과 부산항이 있어 부산의 관문 역할을 하기도 하는 부산 동구. ‘이바구버스투어 타임머신 여행’은 부산의 원도심, 부산 동구를 여행합니다. ‘이바구’란 말이 이야기를 뜻하는 부산 사투리인 만큼 스토리텔러와 동행해 부산 원도심의 대표 여행 스팟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관광지로만 알려진 부산의 진짜 ‘이바구’를 찾아 투어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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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6년 06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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