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마산은 마산항 개항과 산업화를 거치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무학산자락 비탈에도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며 주거지가 형성됐는데, 덕분에 고지대로 올라가면 눈앞이 탁 트이는 광경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전경은 야간에 더 황홀해진다.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빛의 바다로 변신하는 것이다.
신라‧고려‧근대에 이르기까지 유구한 역사 흔적 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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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회원구 자산동도 무학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전체적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어 도심을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고운대다. 신라시대 문장가 최치원이 수양했고, 후대 학자들이 신선이 사는 곳과 같다고 노래한 고운대는 현재 부엉산 또는 학봉으로 불린다. 무학산 높이의 절반 지점에 있고, 평평한 바위가 있어 마산만 일대를 한눈에 조망하기 좋다.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으로는 도심에 있는 추산근린공원이 있다. 추산공원은 봄에 벚꽃으로, 가을에 단풍으로 예쁜데 한편에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이 있어 여가를 만끽하기 좋다. 공원의 정상에는 고려시대 행정적‧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원현 성지도 있다.
자산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곳의 명소가 있는데, 주택가 사이에 자리 잡은 솔숲이다.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솔숲은 옛 마산시가 경매에 나온 것을 낙찰 받아 주민 휴식처로 조성한 곳이다. 이렇게 수려한 자연환경을 지닌 자산동은 ‘물 좋은 마산’을 대변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고려 충렬왕 7년, 동아시아를 정복한 원나라가 일본을 침공하기 위해 마산에 주둔했는데 이때 군사들과 말에게 먹일 식수가 부족해지자 우물을 팠고, 유독 맛이 좋은 곳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이 지금의 ‘몽고정’이다. 마을 사람들은 군대가 물러간 후에도 이 우물로 밥을 짓고, 술을 빚고, 장을 담갔다. 자산동의 물맛이 어찌나 좋은지 자산동 도심에도 약수터가 있는데, 독특하게도 약수보존회가 꾸려져 활동하고 있어 늘 깔끔한 모습을 유지한다.
산 좋고 물 좋은 자산동이지만, 시대의 아픔을 비껴갈 수는 없었다. 1960년 당시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맞서 일어난 3.15의거 당일, 경찰은 시위대에게 실탄 사격을 가했고, 그 흔적이 무학초등학교 담장에 남아 있다. 이렇듯 자산동은 오랜 역사를 품고 있고, 유구한 시간동안 무학산과 추산공원 등의 자연을 보존해왔다. 언뜻 복잡해 보이다가도 시간의 깊이와 마음의 여유를 느끼게 되는 이유다. 물 좋고 산 좋은 자산동(玆山洞)은 그래서 마산의 소중한 자산(資産)이다.
마산의 또 하나의 숨은 명소, 화려하진 않지만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을 주는 자산동의 풍경입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0년 08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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