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은 한국에서 네 번째 큰 섬으로 보물섬이라 불린다. 어족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고 충무공의 유허와 이성계의 건국 전설이 떠도는 금산 등 명승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보물섬에는 최근에 또 다른 보물 같은 명물이 생겨났다. 바로 양모리 학교이다. 현재 양모리 학교에는 미국, 영국에서 수입한 양몰이 개인 보더콜리 10마리와 양 52마리가 대지를 뛰어다니고 있다. 양을 직접 보는 것뿐만 아니라 만지고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체험공간이라고 한다. 체험시설뿐만 아니라 산책로로도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산책로 주변에 있는 편백나무의 산림욕이 넉넉하고 시원하기 때문이다.
동화 나라의 양떼
한국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남해에는 양떼목장 양모리 학교가 있다.
직접 찾아가 본 남해군은 역시 첫인상부터 풍경이 남달랐다. 남해대교를 건너면서 섬으로 둘러싸인 호수 같은 바다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쪽빛 초원처럼 바람에 나부끼듯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남해해상국립공원 편백나무 숲 아래에 위치한 양모리 학교도 멀리서 다가가면서도 이미 그 풍경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초원에 뛰노는 양 떼의 풍광은 대관령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인 줄 알고 있어서 그런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드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 위에 하얀 양 떼들이 줄지어 다니는 모습이 더욱 이채로웠다. 마치 초록빛 하늘에 구름이 몽실몽실 피어났다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시원해졌다. 양 떼들이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풀잎을 뜯으며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은 마치 유럽의 어느 동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양치기 개 제프의 활약
양모리목장에서는 부모들과 함께 양을 보러온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곳 양모리 학교에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양몰이를 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단순히 양 떼를 기르는 목장이 아니라 양치기 개를 교육하는 곳으로 다른 목장에서는 보기 힘든 양치기 개를 실제로 볼 수 있고 양 떼를 모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날렵한 몸에 검은색의 윤기 나는 털을 휘날리며 달리는 양치기 개가 눈에 띄었다. 이 개는 ‘제프’라는 이름의 보더콜리라는 견종이라고 한다. 보더콜리는 양치기 개 중에서도 특히 인기 있는 견종으로 개를 지능지수별로 줄 세우기를 하면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머리 좋은 개라고. 양치기 개는 주인의 말도 잘 알아들어야 하고 양 떼를 스스로 잘 통제해야 하는 역할이라 특별히 머리가 좋고 몸도 날렵해야만 한다.
양치기 개 ‘제프’는 주인이 몇 마디 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양 떼 주위를 돌며 눈길을 떼지 않는 눈치였다. 초원 위에 납작 엎드려 양 떼의 이동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탐정이나 형사처럼 관찰하고 감시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너무나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견공다우면서도 훌륭한 태도구나 하는 감동이 느껴졌다.
양 떼가 양치기 개에게 이끌려 바쁘게만 움직이는 건 아니었다. 부모와 함께 견학을 온 아이들이 다가가서 먹이를 직접 줄 수 있도록 초원에 한가롭게 풀어놓았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낯설고 무서워서 양 떼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다가 어느새 친해져서 직접 고사리손으로 먹이를 먹여주곤 했다. 양들은 바닥에 떨어뜨려 놓은 먹이는 잘 먹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손으로 연한 풀이나 사료를 먹여주는 편이 좋다. 그 외에도 양의 생태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머리에 양의 탈을 쓴 `양치기 소녀'들이 아이들이 양들과 교감을 나누도록 돕고 관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이들은 야외 테이블에 앉아 `동물 친구들이 좋아하는 먹이'에 대해 배우고 양 이외에도 개나 오리 등의 다른 동물들에 대해서도 함께 배울 수 있다.
영화 속 한장면처럼 양들을 구경 할 수 있는 곳, 남해! 양들과 교감도 나누고 양치기 개가 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 양모리학교로 떠나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0년 06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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