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 전라남도 여수시 -
전라남도 여수시 만흥동에 위치한 ‘만성리검은모래해변’은 독특하게도 검은 모래가 해안가를 뒤덮고 있어 이색적인 멋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이곳이 흥미를 끄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검은 모래가 신경통과 혈액순안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 검은 모래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그런 효자노릇을 한다는 걸까요? 어떻게 검은 빛을 띠게 됐는지 이곳 모래의 출처 역시도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만성리 해변 모래의 비밀을 밝혀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만성리 해변의 검은 모래는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명소이다. 복원공사를 거쳐 풍부한 모래를 간직한 옛 모습을 되찾은 해변을 처음 마주한 느낌은 어떨까?
“이 해안의 모습은 남해의 해변들처럼 아름답고도 정말 특별해. 1㎞에 달하는 해변을 이루고 있는 모래 덕분에 다른 곳보다 이른 시기에 ‘모래 찜질철’이 시작되는 거겠지.”
“하지만 7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조류와 재해 등으로 이 모래도 상당량 유실돼 그 명성을 잃어 왔어. 생각하면 이런 풍경과 마주하는 것도 어떤 특혜가 아닐까?”
해변에서 더위도 피하고 추억도 만들 수 있는 남도 여행. 하지만 만성리 해변은 물속보다도 후텁지근한 모래 속 찜질에 더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진풍경을 이룬다.
“이곳 모래가 각종 신경계통 질환에 좋다지?” “그래서 저렇게 모래찜질에 열을 올리는 건가? 그러면 내 질환에는 해당사항은 없겠군.”
“아니. 이곳 모래는 부인병 치료에도 신통방통하다고 입소문이 났는데, 아직 모르는 거야?” “거기까지는 잘 몰랐지. 히야~ 고것 참 기특한 놈일세.”
모래가 온몸으로 열을 발산하는 시간대는 따로 있다. 강한 햇볕을 받은 모래가 멈춰 있던 동화작용을 시작하면 모래찜질을 시작하자.
“이 모래가 신경통, 혈액순환, 노폐물 배출에 효과가 있다지?” “그런데 말이지, 나는 검은 모래가 몸에 주는 좋은 기운을 잘 느끼지 못하겠어.”
“아직 태양이 중천을 지나온 것도 아니니 그럴 수밖에! 태양이 이글이글 타올라야 하니 조금 더 기다려 봐.”
원적외선으로 불리는 모래열이 발산되기 시작하면 다량의 원적외선을 내뿜는다. 이때 우리 몸에 좋은 기운을 내어주는 모래의 원리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지금이야. 지글지글, 검은 모래가 열을 뿜기 시작했어!”
“이때 모래가 발산하는 건 단지 열뿐만이 아니지. 원적외선이 함께 나오면서 모래가 함유한 철 성분을 우리 몸에 전해주는 거야.” “아~ 그렇구나! 정말이지, 이거 천연 찜질방이 따로 없는데!”
단지 맨발로 뜨거운 모래사장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몸이 노곤해지는 기분이 드는 만성리 해변. 검은 모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색깔 외에도 특별한 뭔가를 찾게 된다.
“이 알갱이를 자세히 봐봐. 검은 데다 일반 모래보다 4~5배 가량 굵어. 모래찜질은 가능해도 모래성 쌓기는 애초에 포기하는 게 좋겠다.”
“바로 그게 이 모래가 명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인 거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굵은 모래 덕분에 햇볕 전도율도 높을 수 있다고.”
만성리 해변에서는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을 맞아 혈액순환을 돕는 검은모래 찜질 행사가 열리는 날 그 진가를 맛볼 수 있다.
“검은 모래가 눈뜨는 날? 모래에 눈이 있어서 이르는 말은 아닐 텐데?” “모래 속 깊이 쌓였던 뜨거운 지열이 모래 위로 올라오는 때를 말하는 거지.”
“와~ 그때가 언제인데?” “바로 매년 음력 4월 20일이야. 오늘을 음력으로 치면 얼마나 남은 걸까?”
만성리해수욕장이 목적지라면, 1926년 일제가 호남의 미곡을 군량미로 비축하기 위해 뚫은 마래터널도 눈여겨볼 거리다.
“여기가 바로 마곡터널이야.” “벽면의 낡은 흔적들을 좀 봐. 쇠망치와 정으로 쪼아 급하게 만든 모습이 역력해.”
“맞아. 그런데, 여기는 1차로인데도 막힘이 거의 없는 것 또한 특징이라면 특징이야. 차량이 왕복 운행는 중에 터널 중간중간 대기소에서 양보하며 가기 때문인가?”
마래터널을 지나 검은모래만성리해변~모사금해변~신덕해변~한구미터널을 오가는 길은 아름다운 해안을 바라보며 달리는 명품 드라이브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마래터널을 지나면서 줄곧 드넓게 펼쳐진 해안도로를 따라가고 있어. 화양면을 지나 끝자락 백야도까지 가는 여정도 탁월한 풍경을 선사했는데, 여기도 그 못지않은걸?”
“정말 그래. 개통되고부터 여수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변은 죄다 이 도로 위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더군.”
만성리해변을 지나는 해안도로는 수려한 경관으로 누구나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특히 해변에 서서 오동도와 여수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곳이지만, 여러 질환에 효험을 보인다는 검은 모래 덕에 모래찜질은 필수코스가 되어버렸습니다. 백사장은 꽤 아담하지만, 바닷물마저 따뜻해 해수욕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올해는 어디로 바캉스를 떠나야 하나, 피서철 많은 인파로 고생깨나 하지 않을까 고민된다면, 만성리 해변으로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그러면서도 조금은 더 특별한 바캉스를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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